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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부시 임기내 북 핵 진전 어려울 것”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핵 협상과 관련한 북한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검증과 관련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부시 대통령 임기 내 북 핵 진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핵과 관련해 도발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내년에 들어설 미국의 새 행정부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원상복구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봉인 제거를 요청하면서, 북 핵 협상이 또다시 큰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넉 달 남짓 남은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진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핵 시설 원상복구'라는 북한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검증과 관련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을 보면, 미국은 검증의정서 내용과 관련해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검증의정서에 합의하지 않으면 부시 행정부도 남은 임기 동안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특히 "북한이 만약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지 않고 오히려 도발적 행동을 취한다면, 차기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교수도,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 핵 협상이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북한이 검증에 합의하지 않고 핵 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한 것은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몇 달 밖에 남지 않은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중대한 진전은 어려우며, 오히려 계속 뒷걸음질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이어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북 핵 문제는 차기 행정부에도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원상복구 발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며, 앞으로 6자회담의 틀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윌리엄 앤 메어리 대학 부학장이 말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의 나머지 당사국들은 6자회담이 계속 유지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스 부학장은 "그동안 북한과의 교섭에서는 진전이 있으면 언제나 퇴보가 뒤따랐다"면서, "북한의 원상복구 발표도 그동안 6자회담에서 이룬 진전을 볼 때 부분적인 퇴보일 뿐이며, 6자회담의 끝을 생각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리스 부학장은 "북 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요구를 이해하고, 동시에 비핵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북한이 처할 고립과 빈곤이라는 결과를 이해시킴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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