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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공동성명 3주년

  • 최원기

북 핵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이 합의된 지 오늘로 꼭 3주년이 됩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 정부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이같은 합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9.19 공동성명 합의 이후 지난 3년 간의 핵 협상에 대해 알아봅니다.

진행자: 오늘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9.19 공동성명이 나온 지 꼭 3년이 되는 날인데요. 먼저 9.19 공동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알아볼까요?

답) 9.19 공동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은 2002년 2차 북한 핵 위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2년 10월 미국 국무부의 제임스 켈리 동아태 차관보가 평양에 가서 "당신들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북한을 추궁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부상은 "우리는 그보다 더한 것도 갖게 돼 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영변의 국제원자력기구 (IAEA) 감시원을 추방했습니다. 2차 북 핵 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지자 미국은 중국, 북한, 한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6자회담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5년 9월 개최된 6자회담 4차2단계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 해법이 나왔는데요. 이것이 바로 9.19 공동성명입니다.

진행자: 9.19 공동성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좀 소개해주시죠.

답) 9.19 공동성명은 총 6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우선 1항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6자회담의 목표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북한도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약속했구요. 이어 2항에는 미국과 북한이 상호 존중하고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어 3항에는 5개국이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한다는 것, 그리고 5항에는 6개국이 '행동 대 행동', '말 대 말' 원칙에 입각해 상호조율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2차 북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목표와 원칙을 총정리 해 담은 것이 9.19 공동성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6자회담에서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19 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이 성명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는 데는 실패한 것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지만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실험으로 비핵화를 위한 9.19 공동성명은 위기를 만났지 않습니까? 이후 핵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답) 흥미로운 점은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핵 문제와 미-북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전개됐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베를린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미-북 양국은 주고받기식 거래를 통해 핵 문제 해법을 마련했습니다. 그 후 이 합의는 6자회담 2.13 합의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요즘 언론에는 2.13합의나 10.3합의는 자주 나와도 9.19 공동성명은 잘 언급되지 않는데요.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답)비유적으로 말씀드리면 9.19 공동성명이 헌법이라면 2.13합의나 10.3 합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을 비핵화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 북한에 중유를 공급하고,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2.13 합의는 북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어떤 단계와 시간표에 따라 해결할 것인가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10.3 합의는 핵 시설 불능화와 핵 신고, 테러지원국 해제 같은 구체적인 실천 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9.19 공동성명이 핵 문제 해결의 총론이라면 2.13과 10.3 합의는 각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9.19 공동성명이 나온 지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어느 정도나 이뤄졌습니까?

답)북한의 비핵화는 말 그대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검증해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지금 비핵화는 준비 단계를 마치고 실천 단계로 가려다 '검증'이라는 암초를 만나 중단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빨리 검증체계를 만들어 핵 시설을 검증해 핵을 폐기하자는 입장입니다. 반면 북한은 '시료 채취는 안된다, 농축 우라늄에 대한 검증은 안된다'며 매우 부정적입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급기야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를 중단한 데 이어 원상복구를 진행하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결국 비핵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에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영변 핵 시설 불능화는 비핵화의 유일한 가시적 성과였다고 볼 수 있는데, 원상복구 이전에 어느 정도나 진척됐었습니까?

답) 영변 핵 시설을 못쓰게 만드는 불능화 조치는 지난 해 11월에 시작됐는데요. 그동안 11개 조치 중 8개 조치가 완료됐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지난 달 26일 불능화 조치를 중단한 데 이어 19일 원상복구를 발표함에 따라 지금까지의 성과가 어쩌면 모두 헛 일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가 종착점에 다가온 느낌인데요. 혹시 북한이 검증을 거부하는 것은 미국의 정권교체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답) 현재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불과 넉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과거에 비해 힘이 많이 빠졌다는 얘기인데요. 과거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씨는 북한이 내년 1월에 출범하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씨는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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