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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금융위기의 승자와 패자


(문) 김정우 기자, 어제 미국의 투자 은행인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가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죠? 무슨 일이든지 손해를 보는 쪽이 있으면 반드시 이익을 보는 쪽이 생기게 마련인데요? 이번 사태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ABC방송은 최근 보도를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승자와 패자를 거론하고 나서서 화젭니다.

(문) 그럼 손해를 보는 패자들부터 살펴 볼까요?

(답) 네, ABC 방송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패자는 역시 이번에 퇴출되는 158년 전통을 지닌 회사인 리먼 브라더스와 이 회사에 몸담았던 종업원들 그리고 이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을 꼽았습니다. 이들 회사가 위치한 뉴욕도 손해를 보는 측에 들어갈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답) 물론입니다. 먼저 리먼 브러더스가 있던 뉴욕 시민들이 손해를 보겠죠?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여파로 앞으로 금융부문에서 수만명의 실업자가 생길텐데요, 이들 대부분이 뉴욕 시민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래저래 뉴욕시도 물론 큰 손해를 보겠죠? 먼저 이번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팔린 메릴린치도 회사 본부를 노스 캐롤라이나로 옮기고, 곧 월가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면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번 사태로 뉴욕시가 2010년에는 약 2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자, 파산을 신청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도 물론 이 패자에 들어가겠죠?

(답) 파산을 신청한 리먼 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는 가장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할 듯 싶습니다. 풀드 회장은 올해 4월에 "최악의 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지만, 이런 말을 한 뒤 불과 5개월 만에 회사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물론 폴드 회장, 금전적으로는 전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그는 퇴직보상금으로 무려 2천 2백만 달러, 한국 돈으론 약 25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고 물러납니다. 회사는 망해도 엄청난 퇴직금을 챙기지만, 이번 사태로 명성에 금이 간 상태라, 폴드 회장도 이 패자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문) 그럼, 승자들을 살펴볼까요?

(답) 최고의 승자는 이번에 메릴린치를 인수하는 뱅크 오브 아메리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500억 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에 하나인 메릴린치를 손에 넣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그동안 씨티그룹에 이어 미국에서 자산규모 2위 업체에 오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난 2003년에 플릿보스턴이란 회사를 480억 달러에 인수했고요, 2005년에는 350억 달러에 MBNA를 사들여 미국 최대의 신용카드 발급회사로 부상했습니다. 또 올 초에는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까지 인수해서, 이제 메릴린치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 은행산업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관의 분석에 다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회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 그 동안 인수할 회사를 찾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때마침 메릴린치가 매물로 나왔는데, 500억 불이라는 싼 가격에 메릴린치를 샀다고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서 500억불이 들었지, 작년에만 해도 두 배의 가격은 줘야 이 메릴린치를 인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010년 경이 되야 메릴린치 인수로 인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15일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식 값은 약간 떨어졌지요. 다음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본사가 위치한 노스 캐롤라이나주가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이번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팔리는 메릴린치가 본사의 많은 인력을 노스 캐롤라이나주로 옮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 ABC 방송보도를 보니까, 이번 사태에서 승자도 패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있는 사람이 있더군요?

(답) 네, 바로 헨리 폴슨 미국 재무 장관입니다. 폴슨 장관은 일전에 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정상화 조치를 미루다가, 결국엔 천문학적인 돈을 이 두 기관에 쏟아부어야 했다고 비난을 받았는데요, 이번 리먼브러더스 건 같은 경우에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처럼 정부의 자금지원을 원하는 리먼브러더스의 요구를, 납세자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지요. 그래서 일부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폴슨 장관이 승자 측에 들어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아직 미국의 금융위기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패자의 위치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ABC 방송은 밝혔습니다. 특히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대형 보험 회사인 AIG에 대해 85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지원을 결정한 것을 보면 아직까지 미국의 금융위기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폴슨 장관의 공과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황 중인 미국의 복권산업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현재 미국에서 영어로 '로터리', 또는 '로또'라고도 불리는 복권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문) 한국에도 몇년 전부터 이 복권열풍이 불어서 화제가 됐는데, 미국이야말로 정말 많은 종류의 복권이 발행되는 곳이죠?

(답) 관련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약 24만 개소의 복권 판매처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복권판매소에서 판매된 복권으로 얻어진 수익이 2007년에 560억 달러, 한국 돈으론 약 65조원 정도된다고 합니다. 어마머마한 돈이죠? 현재 미국 50개주 중에서 42개주가 복권을 팔고 있는데요, 현재 복권을 팔고 있는 주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주는 바로 뉴욕줍니다. 뉴욕주는 2006년 66억 달러 어치의 복권을 팔았다고 하는군요.

(문) 그런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 복권 판매가 늘었다는 얘기죠?

(답) 네, 복권을 파는 42개주 가운데, 최소한 29개주가 복권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또 복권 매출이 늘어난 주 중에서 뉴욕주와 뉴저지주 그리고 코네티컷주를 포함한 22개주가 복권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고 하네요. 특히 미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복권이 팔리는 뉴욕주 같은 경우는 지난 해에 복권 매출이 10% 올라, 기존의 최고치를 갱신했고요, 코네티컷주는 4.3%, 그리고 일리노이주 같은 경우는 3% 증가했다고 합니다.

(문)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이 돈 씀씀이를 줄이기 마련인데, 복권을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니 좀 뜻밖이네요?

(답) 예일대학에서 소비자 행동학을 연구하는 에밀리 헤이슬리 박사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빠지면, 복권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헤이슬리 박사는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지기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하는군요. 또 인디애나 대학의 존 마이크셀 교수가 지난 1983년과 1991년 사이에 실업률이 올라가면 복권 매출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마이크셀 교수는 어려운 시기에 복권 구입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복권 구입은 도박으로 치면 이길 확률이 높지 않은 도박이지만, 우연히 당첨돼서, 많은 돈이 생기면, 인생에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황기에도 복권구입에 나선다고 합니다.

(문) 이렇게 복권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단지 경기 불황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내 복권 사업자들이 복권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이유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한 장에 20 달러와 50 달러, 한국 돈으론 23,000원이나 58,000원 씩 하는 고액 복권이나, 전자 복권을 도입하는 등 신상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또 운동 경기나 신문, 방송과의 협찬관계를 강화해서, 복권판매를 늘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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