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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민주·공화 전당대회 중 네 후보들의 거짓말


(문) 김정우 기자, 최근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지가 지난 민주, 공화 양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부통령 후보가 벌인 연설 내용 중에서 사실이 아닌 주장들을 밝혀내 화제군요?

(답) 그렇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정치란에 영어로 ' THE FACT CHECKER', 한국 말론 '사실 확인란'이란 면을 만들어 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민주, 공화 양 당, 정치인들의 말들이 사실과 들어 맞는 지의 여부를 밝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사실확인란'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양 당의 정. 부통령 후보, 4명이 한 연설 중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밝혀진 부분을 실었습니다.

(문)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은데 어떤 후보의 말이 먼저 문제가 됐나요? 오바마 후보, 이 연설에서 자신의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예산을 동전 한 잎까지 다 세어 놨다는 말을 했다면서요?

(답) 네, 이번 전당 대회 연설에서 오바마 의원은 의료보험 확대에 매년 650억 달러, 교육예산에 180억 달러 그리고 친환경기술 개발에 150억 달러를 쓰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 후보, 이 공약에 필요한 예산은 앞서 사회자께서 말씀하셨듯이 동전 한 닢까지 다 세어 놓았다고 밝혔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이런 오바마 의원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오바마 의원의 주장에서 무엇이 잘못됐다는 말인가요?

(답) 네,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책임 있는 연방정부 예산을 위한 위원회'라는 조직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이런 오바마 의원의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오는 2013년에 모두 3천 770억 달러가 필요하답니다. 이 수치도 빠진 세금을 다시 매겨서 거두어 들이고 또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켜, 필요한 돈을 마련하겠다는 오바마 후보 진영의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한 것이랍니다. 하지만 이 위원회의 마야 맥기네스 위원장은 모든 예산이 마련돼 있다는 오바마 의원의 주장은 한마디로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그 이유는 뭐죠?

(답) 한마디로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다는 얘깁니다. 맥기네스 위원장은 예를 들면 오바마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1년과 2003년에 시행했던 세금감면 조치를 연장하고 또 최소세금부담액을 줄이겠다고 했는데요, 이 두 공약만으로도 매 년 약 4천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기네스 위원장, 한마디로 오바마 후보가 이 많은 돈을 어디서 끌어오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맥케인 의원의 발언에서는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나요? 얼마 전에 러시아가 구소련 공화국 중에 하나였던 그루지야를 침공했다 물러난 적이 있었는데, 맥케인 후보는 러시아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작은 민주주의 국가인 그루지야를 침략했다는 말을 했죠? 그렇다면 이런 맥케인 후보의 말, 사실이 아니라는 건가요?

(답) 얼핏 들으면 사실인 것처럼 보이는데,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맥케인 후보가 러시아가 먼저 그루지야를 침략했다고 말했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그루지야가 친러시아 정책을 내세우면서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던 남오세티아 지방을 먼저 침략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남오세티아에 있는 러시아 국적을 가진 민간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남오세티아에 군대를 파견한거죠.

(문)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가 먼저 남오세티아 지방에 군대를 들여보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려고 그루지야 군대를 보냈다고 주장하지 않았나요?

(답) 미하일 사카시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그런 주장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그는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전쟁 기간 중에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아 지역을 취재한 많은 서방 기자들도 러시아가 먼저 남오세티아를 침략했다는 사카시빌리 대통령의 주장은 확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답니다.

(문) 김정우 기자, 앞에 했던 얘기를 계속해 볼까요? 바이든 후보,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가 상원 의원으로 활동할 때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95% 찬성했다,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하는군요?

(답) 워싱턴 포스트는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맥케인 후보가 과거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95% 찬성했다고 발언한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콩그레셰널 쿼터리'란 잡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년 반 동안, 맥케인 후보의 부시대통령 정책에 대한 지지도의 평균 수치는 90% 이하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지난 2005년에는 이 수치가 77%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론 대선이 가까와 올수록 맥케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지적입니다.

(문) 공화당 부통령 후보, 페일린 후보는 연방의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하는 연방예산 특별 배정액 , 이른바 '이어마크를 개혁하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이런 돈을 자신이 주지사로 일하던 알라스카 주에 주겠다는 연방의회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얘기죠?

(답) 네, '이어마크'로 일컬어지는 돈은 사회자께서 말씀하셨듯이 의회가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돈입니다. 페일린 후보, 자신은 이런 특별예산을 의회가 잘못 쓰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심지어 이 기금을 받는 것을 거절했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런 페일린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군요. 페일린 후보는 알라스카 주지사에 출마했을 때부터 이 특별예산을 알라스카주가 받는 것을 지지했다는 것입니다. 또 앵커리지 데일리 같은 지역 신문들도 페일린 후보가 주지사로 일하고 있을 때도, 연방 의회가 이 지원금을 삭감한 적은 있지만, 페일린 후보가 나서서 이 돈을 받기를 거절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액수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 지원금은 계속 알라스카 주에 지급됐다는 얘깁니다. 한마디로 페일린 후보, 이에 대한 자신의 업적을 너무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포스트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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