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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전 부장관, “북한 핵 포기 가능성 없어”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오늘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그러면서 미국 한국 중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인내심을 갖고 단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북한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개인적으로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한국의 통일연구원 주최로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정부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들은 북 핵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특히 "관련국들이 북한과 적당히 타협해선 안되며, 단호한 입장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또 북한이 부시 행정부보다 다음 행정부를 겨냥해 핵 협상을 벌이려는 움직임을 비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북한은 미국의 부시 행정부에서 얻어낼 것은 얻었으니까 다음 행정부에서 얻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한 동맹과 관련해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국은 미-한 동맹을 신성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의 이웃국가들 가운데 미국만이 영토에 대한 야심을 갖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며 계속 노력해서 최선의 우방국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중심축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은 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많은 성공을 거뒀고, 중국은 미국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선택적인 파트너 관계이며, 일본은 미국에 군 기지를 허용한 주요 동맹국"이라고 아시아가 중요한 이유들을 열거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아시아 국가"라며 "우리는 아시아 국가로서 아시아의 정치, 경제 생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국의 대선 후보들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전세계에 두려움과 분노를 전파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고 미국은 원래 희망, 기회, 열정을 세계에 퍼뜨린다"며 "존 맥케인, 바락 오바마 대선 후보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므로 이들의 대 아시아 정책에는 큰 차이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조연설에 이어 '21세기 미.일.중.러의 동아시아 비전과 한반도'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측 발제자 사이에 북 핵 협상에 대한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교수는 "클린턴이나 부시 행정부 모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북한과 협상했는데 이제는 보수나 진보파 모두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미국 대선 후 전망과 관련해선 "어느 당이 승리하건 북 핵 6자회담을 지원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지만 완전한 북한 달래기나 완전한 강경책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의 판전창 중국 개혁개방 포럼 상임이사는 "북한 비핵화의 공은 미국 쪽 코트에 있다"며 "비핵화 검증과 확인에 대한 양국 간 의견 불일치로 인해 6자회담에 위기가 올 수 있으므로 회담을 타결하려면 미국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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