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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식량사정 따라 대북 식량지원 여부 결정”


한국 정부는 2일 세계식량계획 WFP의 거듭된 대북 지원 요청과 관련, 식량 지원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 발표는 그동안 국민여론을 줄곧 강조해 왔던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 이후 악화된 국민여론을 의식해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한국 정부가 인도적 지원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호년 대변인은 2일 세계식량계획, WFP가 대북 식량 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식량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까 멘트를 드렸지만 북한의 식량사정이죠, 북한의 식량 작황, 그런데 식량 작황에 대해선 WFP를 비롯한 여러 기관 단체 NGO들에서 우리에게 알려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도 고려를 하고..."

일부 관측통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식량 사정을 새삼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악화된 국민여론을 의식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인도적 지원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게 아니냐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달 WFP가 한국 정부에 최대 6천만 달러 규모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공식 요청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일각에선 대북 지원이 당분간 유보됐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이같은 유보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정부가 현재 유보라고 결정한 것도 아니고 지원한다고 결정한 것도 아니고, 지금 그 식량 지원에 관해서 결정을 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요."

김 대변인은 이어 "여러 가지 상황을 봐가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으니 결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최종 결정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이 당초 태도를 바꿔 최근 일부 한국 측 민간단체의 식량 지원을 받아들일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전에까지는 식량 자체만을 가지고서, 예를 들어 1백t, 5백t을 우리가 모금했다, 그래서 지원을 해줄 테니 받아라, 식량 자체 그 독자적인 프로젝트에 의해서 그럴 때 북에서 기다려달라, 아직 때가 안됐다, 안 받겠다 그런 의사표명을 지금까지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부 단체에 대해서는 주면 받겠다 그런 의사표명을 한 단체 채널도 있고..."

[리포트]

김 대변인은 하지만 "또 다른 단체들에게는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남측의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북측의 태도가 바뀐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에선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탈북 위장 여간첩 사건 등으로 북한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지만 이와는 별개로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성향의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도 조건 없는 대북 식량 지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당 소속 남경필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굶주리는 사람에게 식량과 구호품을 주는 것은 '퍼주기'가 아니므로 식량 지원에 조건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같은 당의 정의화 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인도적 대북식량 지원문제와 금강산 사건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며 "금강산 사건에 대한 징벌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의 기아 고통을 외면할 정도로 우리 국민의 정서가 메마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에 대한 불신 때문에 식량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은 2일 성명서를 내고 인도적 식량 지원 문제를 금강산 사건이나 북핵 문제 등과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면서도,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 없이 지원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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