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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스미소니안 ‘전미 죄와 벌 박불관’ 개장


'미국, 미국 속으로', 이번에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 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이곳 워싱턴에서는 올해 범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죄와 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 문화의 향기에서는 박물관으로 여러분을 안내할거구요. 음악을 하는 가수란 뜻의 영화 '락커 (The Rocker)' 소개해 드립니다.

워싱턴은 미국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박물관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무료로 관람할 있는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16 박물관을 비롯해 언론 박물관인 뉴지엄, 첩보 관련 박물관인 국제 스파이 박물관 워싱턴에는 수십개의 박물관이 있는데요. 박물관의 도시, 워싱턴에 죄와벌 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어서 호기심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부지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지난 5월 워싱턴 시내 펜 쿼터 지역에 '전미 죄와벌 박물관 (National Museum of Crime and Punishment)' 이 문을 열었습니다. 워싱턴의 스미소니안 재단 산하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인 반면 이 박물관은 입장료를 내야하는 상업적인 박물관인데요. 성인 17달러 95센트, 어린이 14달러 95센트, 그러니까 한화로 각각 1만9천원, 1만6천원에 달하는 비싼 요금, 그리고 범죄와 처벌이란 다소 꺼림칙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주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죄와벌 박물관은 여러가지 범죄 형태와 형벌 방식 등 범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 곳에 들어가면 일단 그동안 발생한 여러가지 범죄사건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데요. 중세, 영국 식민지 시대, 대공황 당시 서부 개척시대, 이렇게 네가지 주제로 마련된 전시실에서 중세 시대에 사용됐던 교수대나 1930년대 악명 높았던 은행 강도 존 딜린저의 자동차,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1백25명의 사형집행에 사용됐던 전기 의자, 또 교도소 수감자들이 고안한 무기 등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죄와벌 박물관의 전시품 모두가 진짜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경제 대공황 당시 2인조 은행 강도 바니와 클라이드의 자동차는 모형인데요.

수백개 총탄 구멍이 나 있는 이 자동차는 바니와 클라이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에 사용됐던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유명 갱단의 두목 알 카포네가 수감됐던 호화 감방도 구경할 수 있는데요.

'공공의 적 제1호'로 불리웠던 알 카포네는 많은 범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1931년 조세 포탈 혐의로 교도소에 보내졌죠. 하지만 아주 돈이 많았기 때문에 교도소에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죄와벌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단순히 전시물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방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과학수사 연구소처럼 꾸며진 방에서 지문을 비교해 보거나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가 모형 소총으로 사격 연습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또 은행금고를 열어 보거나 거짓말 탐지기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박물관을 방문한 테네시주 낙스빌의 관광객 빈센트 켈러 씨는 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다고 말합니다.

박물관 구석구석에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고 켈러 씨는 말했는데요. 어떤 사람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고 어떤 처벌을 받았는 지, 범죄의 역사와 범죄자들에 관해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순찰차를 타고 범죄자를 추격도 해볼 수 있는데요. 경찰 추격전 상황을 모형화한 이 가상체험 장치는 관람객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입니다. 이 장치는 경찰이 안전하게 추격전을 벌이는 훈련을 받을 때 실제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죄와벌 박물관 운영국장인 재닌 바카렐로 씨는 말합니다.

바카렐로 씨는 관람객이 원하는 대로 날씨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가벼운 눈이나 비 또는 폭우나 폭설 등을 마음 대로 설정해 놓고 화면에 나타나는 흰 자동차를 상대로 추격전을 벌인다는 겁니다.

죄와벌 박물관에는 또 인기 텔레비젼 프로그램인 '미국의 지명수배범' 촬영 스튜디오도 들어서 있습니다. '미국의 지명수배범'은 여러가지 범죄로 수배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을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서, 시청자들의 제보를 받는 프로그램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1천여명이 넘는 범죄자들의 체포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 존 월쉬 씨는 범죄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잘 알려진 범죄 사건들과 악명 높은 범죄자들에 대해 배우게 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또한 그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결국 어떤 운명에 처해졌는지도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전기 의자, 가스실 같은 걸 봄으로써 범죄의 대가가 얼마나 큰 지 배우게 된다고 월쉬 씨는 설명했습니다.

범죄 박물관의 마지막 전시실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들에 관한 것인데요.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 오제이 심슨의 전 아내 니콜 브라운 심슨 살해 사건도 미제 사건의 하나로 여기에 올라 있습니다.

오제이 심슨은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죠. 미 연방수사국의 10대 지명 수배자 명단도 볼 수 있는데요. 9.11 테러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의 이름도 이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한 때 인기 락 밴드의 단원이었지만 이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이 조카의 고등학교 밴드에 들어가 다시 한번 음악을 향한 열정을 불태운다는 내용의 영화가 개봉됐습니다. 바로 'The Rocker', 락 가수란 제목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아주 재미있다"는 반응과 "형편 없는 졸작이다" 란 반응 등 아주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단연 인기라고 합니다. 어떤 영화인지, 김현진 기자, 소개 부탁할까요?

피시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주인공 로버트 피시맨은 1980년대 전도 유망한 락 밴드 '비수비어스'의 드럼 연주자, 즉 북을 치는 연주자였습니다. 하지만 밴드가 막 뜨려고 할 무렵 피시는 밴드에서 쫓겨나는데요. 소속 음반사 사장이 드럼 연주자 자리를 조카에게 줘버렸기 때문입니다. 피시가 밴드에서 나온 뒤 '비수비어스'는 크게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이 되죠. 상처 받은 피시는 절대 다시는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구요. 락 스타가 되겠다던 꿈을 접은 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갑니다.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뒤 피시는 본의 아니게 다시 북채를 잡게 됩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도움을 요청해온 건데요. 친구들과 밴드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는 조카는 학교 졸업파티에서 연주할 예정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드럼을 연주하는 학생이 갑자기 정학을 당하는 바람에 못 나오게 됐다는 것입니다. 조카의 설득에 못 이겨 다시 드럼 앞에 앉는 주인공 피시 역은 미국 배우 레인 윌슨 씨가 맡았습니다.

윌슨 씨는 사람들은 누구나 현재를 위해 과거를 잊어버려야 하는 때가 있다고 말하니다. 피시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는 건데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있지만 현실을 돌아보고 살아야 한다는 거죠.

고등학생 조카의 밴드에 동참한 피시, 다른 단원들과 만나서 연습하기가 여의치않자 컴퓨터 인터넷을 이용해 화상으로 연습모임을 갖는데요. 피시는 컴퓨터용 카메라를 마이크로 착각하고 그만 벌거벗은 모습을 보이고 맙니다. 자신의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화상중계되는 줄 까맣게 모르구요. 아파트 안이 너무 더운 나머지 옷을 다 벗어버린 겁니다.

피시가 다 벗고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구요. 피시는 하루 아침에 유명해지죠. 벌거벗은 드럼 연주자의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조회수가 1백만 건을 넘어서는데요. 피시는 돈 들어오는 소리라며 기뻐합니다.

영화 '락커'를 연출한 감독은 피터 카타니오 씨인데요. 카타니오 씨는 실직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관중들 앞에서 옷을 모두 벗는다는 내용의 '풀 몬티 (The Full Monty)'를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카타니오 씨는 '락커' 영화의 중심은 음악과 등장인물들의 관계라고 말합니다.

카타니오 씨는 영화 '락커'를 맡은 이유는 음악적 요소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영상과 음악을 연결하는 걸 좋아한다는 건데요. 음악이 흐르는 영상은 마치 마술 같다고 카타니오 씨는 말했습니다.

피시의 조카 역으로는 쟈시 개드 씨가 출연했구요. 엠마 스톤 씨와 가수 테디 가이거 씨가 다른 밴드 단원들로, 그리고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씨가 한 때 락 가수의 꿈을 가졌던 학부모 역으로 나옵니다.

애플게이트 씨는 이런 종류의 얘기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는데요.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씩 인생에서 후회하는 것이 있고, 두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는 겁니다. 영화 '락커'는 인간의 정신에 관한 영화이고, 인생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갖는 사람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애플게이트 씨는 말했습니다.

피시가 젊은 시절 활동했던 락 밴드 '비수비어스'의 단원들로는 미국의 인기 주말 프로그램 '생방송 토요일밤 (Saturday Night Live)'의 윌 아넷 씨와 프레드 아미슨 씨가 출연했는데요. 영화 속 밴드 '비수비어스'의 히트곡 'Promised Land (약속의 땅)'은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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