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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현지보도] 허리케인 피해자 지원 주력


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미국 시간으로 1일부터 나흘 간 미국 중서부의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서 시작됐습니다. 공화당은 미국 남부에 상륙한 허리케인 구스타브 피해를 의식해서 첫 날 행사를 대부분 취소했는데요, 대신에 허리케인 피해자를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세인트 폴에서는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대규모로 열리기도 했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 엑셀 센터에 나가있는 '미국의 소리' 김근삼 기자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문: 공화당 전당대회가 막을 올렸는데, 첫 날부터 상황이 매우 어수선한 것 같습니다. 허리케인 구스타브 때문에 일정이 대부분 변경됐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공화당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찬조연설에 나서는 등 첫 날 부터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 남부에 상륙하면서,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이에따라 1일 오후에 축제 형식으로 벌어질 예정이었던 대부분의 찬조연설이 취소됐구요, 대신에 공화당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허리케인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문: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네. 현재 이 곳 세인트 폴 시간으로 1일 오후 2시 30분을 지났는데요. 사실 오전만해도 오늘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이곳에 온 보도진과 참석자들도 과연 전당대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지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허리케인 피해자 돕기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맥케인 후보 진영의 릭 데이비스 선거대책본부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들어보시죠.

데이비스 본부장에 따르면 당초 일정과 달리 미국시간으로 1일 오후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맥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 맥케인이 연설을 할 계획이구요. 허리케인 피해가 가장 큰 루이지애나 주의 바비 진달 주지사는 현지에서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전당대회 참가자들과 미국 국민들의 도움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또 전당대회 공식 일정은 많이 축소됐지만, 각 지역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준비한 행사들은 그대로 진행이 되면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조금씩 고조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 엑셀 센터의 바로 옆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전시위가 열렸다구요?

답: 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서 거리 행진을 벌였는데요. 저도 시위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참가자들이 '전쟁은 그만'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데요. 이라크전에 참전했지만 지금은 전쟁에 반대하고 있는 미군들의 모습도 눈에띄었구요. 부시 정부가 전쟁 관련 지출을 줄이고, 교육 예산을 늘이라고 요구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문: 다시 전당대회로 돌아가서요, 공화당이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전당대회 첫 날 일정을 대폭 조정한 것을 보면, 이번 허리케인 피해에 굉장히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네. 이 곳에 모인 정치 분석가들은 3년 전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의 영향을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는데요. 당시 부시 행정부는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구요, 결국 연방재난관리청장이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번에도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축제성 정치 행사를 그대로 강행하는 것보다는 허리케인 피해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유권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려는 분위기입니다.

문: 김 기자, 전당대회 취재 이틀째인데요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네.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은 미네아폴리스라는 시와 미시시피 강을 사이로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쌍둥이라는 뜻의 '트윈 시티'로 불리는데요. 이 지역 주민들과 얘기를 나눠보니까요, 큰 행사를 개최한다는 자부심과 기대감 외에도, 경제적으로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엑셀 센터 주변에서 일본 식당을 운영하는 미요코 오노리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엑셀 센터는 이지역 스포츠행사와 공연등 주민들의 구심점역할을 하는 장소입니다.

미요코 씨는 전당대회 개최가 발표된 후부터 주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크구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많은 방문자들이 오면서 가게 매상도 올라가는 등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의 조앤 버고스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년 반 이상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이미 지역의 일원이 됐다"면서 "지역경제에 1억6천만 달러 가까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허리케인으로 첫 날부터 공식 일정이 차질이 생기면서, 경제적인 기대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이미 피해지역 대의원 중 일부가 일정을 중단하고 돌아갔구요, 정치인들의 참여도 예상보다 적습니다. 앞서 인터뷰를 했던 오노리 씨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종업원을 30명에서 50명으로 늘렸는데요. 일정 축소로 예상만큼 손님이 들지 않을까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지난 주말에는 평소보다도 더 한산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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