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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핵 시설 원상복구 1년이면 충분"

  • 최원기

북한은 지난 달 26일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중단에 이어 불능화 조치를 원상복구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핵 시설 불능화란 무엇이고, 북한이 불능화된 시설을 원상복구할 경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진행자: 불능화는 북한의 표현대로 무력화, 다시 말해 시설을 못쓰게 만드는 것 아닙니까. 북한을 비핵화하려면 처음부터 핵 시설을 검증해서 폐기하면 될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이렇게 불능화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그 것은 북한 핵 문제 해결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양자회돔을 통해 핵 문제 해법을 마련했습니다. 이 것이 바로 2.13합의인데요, 이 합의는 북한의 비핵화를 3단계로 나눠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선 1단계에서 핵 시설을 폐쇄하고, 2단계에서 불능화, 이어 3단계에서 검증과 폐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도 이에 발맞춰 북한에 각종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가 등장한 것입니다.

진행자: 처음부터 바로 핵 시설을 폐기하기는 힘드니까, 일단 손쉬운 불능화부터 하기로 했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북한의 어떤 시설을 불능화 하기로 한 건가요?

기자: 지난 해 6자회담에서 채택된 10.3합의는 북한의 모든 핵 시설을 불능화 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아직 핵 신고가 이뤄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영변의 3개 시설을 2007년 연말까지 불능화 하기로 했습니다. 그 3개 시설은 5 메가와트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그리고 핵연료봉 제조시설입니다.

진행자: 북한에는 영변 외에도 핵 관련 시설과 설비가 많은데 이렇게 영변의 3개 시설에 국한해 불능화를 하기로 한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그 것은 미국과 북한 간에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이미 핵실험을 실시했기 때문에 영변의 낡은 핵시설에 그리 큰 애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전면적인 핵 폐기에 앞서 일단 원자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부터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몬트레이연구소의 핵 과학자인 신성택 박사도 영변의 원자로 등 3개 시설을 불능화 하기로 한 것은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는 그동안 어느 정도나 진행됐습니까?

기자: 영변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는 지난 해 11월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미국 국무부와 에너지부 소속 전문가들이 영변에 들어가 원자로를 비롯한 3개 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달 뒤인 12월 북한은 중유 제공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불능화 작업의 속도를 늦췄습니다. 그 결과 불능화는 현재 11개 조치 중 8개 조치를 완료됐습니다. 5 메가와트 원자로의 폐연료봉 인출과 미사용 연료봉 처리, 그리고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 제거 등 나머지 3개 조치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밖에 냉각탑은 당초 불능화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지난 6월27일 폭파됐습니다.

진행자: 일반인들은 모두 11개 불능화 조치 중에 8개가 완료됐다며 '불능화가 한 80% 정도 됐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핵 불능화 문제를 그렇게 산술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불능화는 말 그대로 핵 시설을 못쓰게 만드는 것인데요, 핵 시설의 파이프를 제거하는 것 같은 아주 쉬운 조치와 폐연료봉 인출 같은 중대한 조치를 똑같은 비중으로 봐서는 곤란하다는 거죠. 이런 이유로 핵 과학자인 신성택 박사는 지금까지 이뤄진 핵 불능화가 한 5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행자: 북한 외무성의 발표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영변 핵 시설들을 원상대로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는 대목인데요. 만일 북한이 실제로 원상 회복에 나선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한 1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원상복구에 나선다면 재처리 시설, 핵연료봉 제조시설, 냉각탑, 그리고 원자로에 연료봉을 다시 넣는 것 등 네 가지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냉각탑과 재처리 시설 등은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라서 3~4개월이면 충분히 복구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또 5 메가와트 원자로도 그 자체가 폐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 점검만 하면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길게 잡아 약 1년 정도면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원상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는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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