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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간첩 사건으로 탈북자 구호 위축되면 안 돼"


탈북자들을 돕는 인권 단체들은 탈북자를 가장한 여간첩 원정화 사건이 구호 활동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한국이나 제 3국에서의 탈북자 수용 정책이 위축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들을 도와온 미국과 유럽 등의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탈북자들의 한국을 비롯한 제3국 입국은 물론 안전 확보에도 더욱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중국 공안에 잡혀 4년 간 감옥살이를 했던 미국 국적의 활동가 스티브 김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듣고 많이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브 김: 분명히 탈북자들 가운데 그런 분들 (간첩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막상 터지니까 좀 굉장히 놀랐습니다. 저는 크리스찬으로서 이 분들을 대할 때 세속적으로 대하면 이런 분들한테 넘어가는 게 아닌가...

미국 뉴욕에서 인권단체 '318 파트너즈'를 운영해온 스티브 김 씨는 이번 사건으로 일선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겠지만, 한국 당국 등의 탈북자 수용 심사가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스티브 김: 이 분들이 한국으로 갈 때, 또 한국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심사가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저희도 상대적으로 우리한테 오는 탈북자들에 대해 저희가 좀 더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스티브 김 씨는 특히 북한 당국이 탈북자 구출을 돕는 일부 브로커들, 활동가들의 약점을 노리고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스티브 김: 탈북자를 돕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돕는 것보다도 자신의 쾌락이라던가 아니면 명예 등으로 탈북자를 돕는 일에 관여할 때는 이런 분들의 덜미에 넘어가지 않나, 또 이런 불상사가 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구요. 북한에서도 이제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 또 브로커들의 약점이 뭔지 알고, 교묘하게 그 약점을 뚫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인권'의 윌리 포르테 대표는 특히 원정화 씨가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에 관여한 데 대해 제 3국 내의 탈북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테 대표는 이번 사안은 매우 중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해 캄보디아와 몽고 등 탈북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탈북 경로에 탈북자를 가장해 잠입한 북한 간첩들 때문에

진짜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제3국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포르테 대표는 북한 당국이 탈북자를 가장한 이들을 주요 탈북 경로에 몇 명이나 투입해 강제송환에 활용했는지,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북한과 중국 공안 사이에 얼마나 공유되는지 현재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한국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을 수용하는 미국이나 태국 등 제 3국의 탈북자 수용 심사가 보다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고, 포르테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대표는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활동에 있어 매우 큰 골치 덩어리라며, 원정화 사건이 자신들을 포함한 탈북자 구호 인권단체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 당국이 테러지정국 해제를 요구하면서도 한편에서는 탈북자를 가장해 암살을 기도하는 간첩을 한국으로 보내는 등 북한 정권의 실체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인권단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짜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공격적,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이번 사건으로 탈북자들을 돕는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진짜 비극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폭압적인 북한 정권과 가난, 배고픔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진정한 난민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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