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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 격화


태국에서는 사막 순다라벳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3개월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 상태가 사흘째로 맞고 있는 가운데, 사막 총리는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14주일 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이= 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연대(PDA)'가 이끄는 시위대 수 천 명이 방콕 중심가에 위치한 정부청사에서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인간사슬을 형성해 경찰의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PDA가 '결전의 날'로 선포한 지난 26일, 최고 3만5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청사 건물 밖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총리 집무실이 있는 청사 안으로 진입해 집무실 앞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시위대 일부는 국영 텔레비전 방송국 스튜디오를 기습점거해 잠시 동안 방송 송출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 지난 5월에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인 것 같은데, 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이= 태국 법원은 정부청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에 대해 즉각 해산할 것을 명령했고, 시위대 지도부 9명에 대해 소요선동과 정부전복 등 반역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유혈충돌을 우려해 강제해산에는 나서지 않은 채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습니다.

태국 출라롱콘대학교의 솜모프 마나랑산 경제학 교수는 태국 정부가 폭력사태를 피하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솜모프 교수는 지금은 태국의 정치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폭력을 자제하고 평화적 방법을 모색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는 무엇입니까?

이=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연대(PAD)'는 사막 총리의 사임과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사막 총리 정부가 부패했으며, 사막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치나와트 전 총리의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성 중인 시위대는 사막 총리가 사임하기 전에는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초 PDA는 정부와 집권정당 연합이 추진하던 신헌법 개정과 관련해, 탁신 치나와트 전 총리의 사면과 정치적 부활을 위해 추진하는 개헌이라며 개헌 반대시위를 시작했다가, 지난 6월 말부터 사막 총리 사임을 촉구하기 시작했습니다.

PDA는 민주화 운동가, 탁신 전 총리 반대세력, 태국 왕정의 보수파와 군부를 지지하는 성향의 단체들이 결합한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입니다. 지난 2006년에도 탁신 전 총리의 권력남용과 비리를 비판하며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계속된 시위로 정국혼란이 가중되자 그 해 9월에 군부가 개입해 무혈쿠데타를 통해 탁신 전 총리를 축출했습니다.

진행자 =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사막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이= 지난 해 12월 선출된 뒤 올해 2월에 연립정부를 구성한 사막 총리는 물러날 의사가 전혀 없다며, 시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비롯한 다른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막 총리는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법률적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막 총리는 정부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자신이나 가족이 위험에 처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시위대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 일부에서는 PDA가 정부청사에 진입한 것은 유혈 진압을 촉발해 궁극적으로 군의 개입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이= 그렇습니다. 사막 총리도 PDA가 유혈사태를 원하고 있으며, 군이 다시 나와 쿠데타를 일으키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쿠데타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아누퐁 파오진다 육군 총사령관은 군부가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누퐁 사령관은 쿠데타 설을 일축하면서 국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평소대로 생업에 종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태국 국민들의 여론은 반정부 시위에 부정적이라면서요?

이= 네, 지난 27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PDA가 정부청사에 진입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태국 언론들 역시 시위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PDA가 핵심적인 지지층인 도시민과 중산층의 지지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태국 출라롱콘대학교의 티티난 퐁수히라크 정치학 교수는 이번에는 PDA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시위에 염증을 느낀다면 반정부 시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C: 지금까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태국 소식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이연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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