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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대학생들 ‘탈북자 지원정책 논문’ 발표


서울의 한 교회에서는 지난 23일 탈북청년 단체 주최로 '탈북 대학생 논문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논문을 발표한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은 현재 한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탈북자 지원 정책과 활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건설적인 대안도 제시했는데요, 탈북자들이 논문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 출신 기독대학생 모임인 '탈북청년 크리스천 연합'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 장로교회에서 '제1회 탈북 대학생 논문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발표회에선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이 논문을 통해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 등이 벌이고 있는 탈북자 지원 정책과 활동을 진지하게 비판하고 대안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탈북자들이 논문을 통해 한국 내 탈북자 지원 활동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탈북자들의 발표 내용은 본격적인 탈북이 시작된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한국 내 탈북자 1만4천명 시대를 맞은 지금까지도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사회 정착에 실패하는가 하면 범죄율은 높아지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논문 발표에 나선 대학생들은 우선 정부와 민간의 탈북자 지원 규모가 크지만 이를 통합해 집행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연결망 조정을 통한 새터민 정착방안'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한 연세대 대학원생 김경산 씨는 독일이 통일 과정에서 동독 출신 이주자들에게 지원한 액수가 1인당 수십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예로 들며 한국 정부의 탈북자 지원 예산이 규모에 비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현재 탈북자들에 대한 예산이 엄청납니다, 통일부 탈북자 예산이 3천억원이 넘어갑니다, 행정안전부, 이북5도민회에서 예산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도 복지비용 씁니다, 탈북자에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데 그 모든 돈이 따로 따로 놀고 있다는 거죠, 그것을 복합적으로 다 모아서 효율적인 집행을 할 수 있는 통합적인 기관이 필요한데"

김경산 씨는 여러 지원 기관 가운데 탈북자들이 접촉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지방자치단체에 통합적인 집행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같은 탈북자 출신인 고려대 행정대학원의 윤건 (가명)씨는 통합적인 집행기구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이 기능을 지자체에 위임할 경우 지자체 간 경제 형편의 차이로 지역적 차별화 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교육 현장 등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현실에 대한 솔직한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윤건 씨는 '탈북 청소년 진로와 교육방안'이라는 논문을 통해 "정부 뿐만 아니라 많은 교회에서도 탈북자들을 '경제적 난민' 또는 '취약계층' 쯤으로 보면서 탈북자들의 사회 적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윤건 씨는 이번 논문을 위해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며 탈북 청소년들이 정규 학교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일반학교에 다니는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4명이 부모의 반대만 아니라면 당장 대안학교나 검정고시 학원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탈북 청소년들은 정규학교 교사들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교우관계에서도 대부분이 학교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그리고 요즘 어떤 아파트에 사는 것까지 소개가 되기 때문에 끼리끼리 논다고 합니다."

탈북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는 일부 종교단체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어떤 교회에선 북한의 배급제식 방법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자기 단체에 나와야, 탈북자들의 인성이 마비된 게 북한 배급제에 길들여져서 눈치보기만 하고 이렇게 된 건데, 교회에 나오는 친구들만 이렇게 하니까 어떤 친구들은 그런 교회만 찾아 다니면서 장학금을 중복으로 받는 친구들이 있고, 그런 능력이 없는 친구들은 장학금을 하나도 못 받고 이런 현실이 있습니다."

윤건 씨는 "탈북 청소년 교육은 지식보다는 인성교육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둬야 하고 또 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1대1 전문상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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