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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들, 미국 벗어난 독자 외교 추구


최근 미국이 카리브해와 남대서양 지역에 제 4함대를 재창설하기로 결정하면서, 중남미에서의 무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국과 중남미 지역의 관계 변화에 관해 자세한 소식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달 제 4함대 재창설을 발표하면서, 해양 안보체계 구축 외에 중남미 지역에서 마약 퇴치와 인도적 활동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를 비롯한 이 지역 여러 나라들은 1950년대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제 4 함대의 활동 재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함대가 자국 수역에 진입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영토 방어를 위해 러시아제 폭탄을 구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제 4함대는 공격을 위한 함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수역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가라앉히려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허드슨 연구소 연구원인 하이메이 대럼블럼 전 미국주재 코스타리카 대사는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무력 개입에 대한 우려를 부인했습니다.

대럼블럼 전 대사는 "미국의 결정을 20세기 초 무력외교로의 복귀로 보지 않는다"며, "제 4 함대의 재가동이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 개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대럼블럼 씨는 이어 "중남미에서는 중국과 관련해 상당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란과 러시아의 움직임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제 4 함대 재창설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소재 '반구문제위원회'의 래리 번스 소장은 미 해군의 이번 결정은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이 추구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중남미 지역의 통합정책으로 이동해 가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번스 소장은 "전통적으로 특히 미국과 가까웠던 중남미 지역에서 다른 나라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미국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번스 소장은 이어 "중국과 스페인, 브라질과 러시아 간의 군사외교에 자원외교도 더해지고 있다"면서 "중남미 국가들은 이런 협력을 통해 더욱 부강해지는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점점 미국의 정책에 도전하고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자립적인 경제와 정치를 장려하면서, 중남미 지역의 조화와 새로운 관계 정립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번스 소장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결성된 남미국가연합은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나 미주기구와 비슷합니다.

번스 소장은 "남미국가연합은 중남미 국가만의 배타적인 모임이며, 미국을 제외한 미주기구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미국가연합에는 안보기구가 있으며, 브라질이 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상당한 도전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브라질은 이제 이 지역의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더 이상 미국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번스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소재 '독립연구소'의 알바로 바르가스 요사 씨는 중남미 국가들을 대미 정책과 관련해 두 개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사 연구원은 "첫번째 그룹은 정부 내 우익과 좌익이 모두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경제 협력과 더불어 우호적인 정치 협력을 원한다"면서 "하지만 베네수엘레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처럼 대중영합적인 정부가 들어선 나라들은 미국과 중남미 국가 간에 장벽을 만들고, 다른 지역 나라들과도 반미 연대를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사 연구원은 이들 국가들은 여전히 브라질이나 페루, 멕시코를 미국과의 우호적 정치 관계에서 분리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사 연구원은 미국 내에도 중남미 외교에 관해 양분된 견해가 존재한다며, 이는 특히 연방 기관들 간의 서로 다른 우선순위에 그 이유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요사 연구원은 "어떤 기관들은 마약과의 전쟁에 관심이 있지만, 국무부는 정치관계 개선을 추구한다"면서 "국무부는 미국에 매우 적대적인 입장을 취한 볼리비아 정부와도 대화를 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치연구소인 '인터-아메리칸 다이알로그'의 피터 헤이킴 씨는 미국의 이런 입장이 비단 볼리비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헤이킴 씨는 미국이 몇 년 간 중남미 지역에 소홀했지만, 이제는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외교정책을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헤이킴 씨는 "미국 정부는 중남미 국가들이 더욱 독립적인 외교정책과, 보다 다양한 국가와의 관계를 원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중남미 국가들의 독립적인 정치 행보를 장려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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