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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유지 위해 올림픽 보도 최소한으로 통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구호로 내건 베이징 올림픽 대회가 개막 14일째를 맞았습니다. 전세계가 올림픽 열기로 뜨거운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에서는 올림픽 열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해 올림픽 관련 보도를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오늘 북한 경기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이= 네, 남자 탁구 개인전 3회전 경기에 출전한 장성만 선수는 홍콩의 리칭 선수에게 1-4로 패하면서 32강전에서 탈락했습니다. 또 김혁봉 선수도 3회전에서 독일의 볼 티모 선수에게 1-4로 패하면서 16강전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다이빙 여자 10m 플랫홈 경기 준결승에 진출한 김은향 선수와 김진옥 선수는 각각 267점과 259.40 점으로 출전선수 18명 가운데 최하위권인 16위와 17위로 처지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1위를 차지한 중국 선수에게 무려 177.60점, 185.20 점이나 뒤졌습니다.

진행자: 베이징 올림픽이 이제 종반전에 접어들었는데요, 북한 선수들의 경기는 이제 거의 모두 끝났죠?

이= 그렇습니다. 북한 선수단 63명 가운데 경기가 남아 있는 선수는 단 4명 뿐인데요, 내일(22일) 열리는 다이빙 남자 10m 플랫홈 경기 예선전에 김천만 선수가 출전합니다. 그리고 대회 폐막일은 24일 열리는 남자 마라톤 경기에는 박성철, 김일남, 권동혁 선수가 출전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지금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등 6개 메달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는데요, 북한주민들에게는 이런 소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면서요?

이= 그렇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올림픽 개막 이후 축구 등 극히 일부 경기를 녹화중계했을 뿐이고, 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은메달과 동메달 소식도 전하지 않다가 여자 역도의 박현숙 선수가 지난 12일 금메달을 딴 뒤에야 비로소 다른 메달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또 사격의 김정수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메달을 박탈당한 소식도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북한 언론들은 박현숙 선수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지 세 문장으로 짧게 처리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통신은

북한의 노동신문이 여자체조의 홍은정 선수가 북한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뒤, 두 선수의 금메달은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큰 선물이 됐다고 보도한 점을 거론하며, 북한은 체제 찬양과 관련한 올림픽 보도는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대내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올림픽 만큼 좋은 기회도 없을 것 같은데, 북한이 이처럼 올림픽 보도에 소극적인 이유는 어떻게 풀이되고 있나요?

이= 네, '김정일: 북한의 영도자' 라는 책을 쓴 마이크 브린 씨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올림픽 열기가 부족한 것은 북한주민들이 국경 넘어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을 막기 위한 북한 당국의 의도적인

노력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브린 씨는 북한과 아주 가까운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중국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북한주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북한이 비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림픽 관련 보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에게 북한 선수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금지하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외신보도도 나왔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이= 프랑스의 AFP 통신과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 신문 등은 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발행한 1백50쪽 분량의 선수단 안내책자를 인용해 그같이 보도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배지를 보고 웃거나 손가락으로 가리켜서는 안된다는 내용과, 대화를 하더라도 품위있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민감한 정치적인 얘기는 피하라는 조언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남한이나 북한은 물론 공식명칭인 대한민국이나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용어도 피해야 하며 한국은 우리측, 북한은 북측으로 부르라는 내용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신문은 시드니와 아테네 올림픽 때 남북이 공동입장 했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이 때문에 남북관계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북한 여자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딴 홍은정 선수 이야기인데요, 홍 선수의 금메달이 '자매의 힘'이라는 기사가 조선신보에 실려 있군요?

이= 네,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오늘 홍은정 선수의 언니인 홍수정 선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동생이 금메달을 따는데 언니인 홍수정 선수의 힘이 컸다고 전했습니다. 홍수정 선수는 체조선수로 지난 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북한의 공훈체육인입니다. 그래서 올림픽 개막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이 북한의 메달 유망주를 거론하면서 홍은정 선수 대신에 홍수정 선수를 거론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올림픽에 북한 여자체조에 배정된 출전권이 2장이고 그 중 도마는 1명으로 제한되는 바람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홍수정 선수는 동생과의 선의의 경쟁 끝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뒤 처음에는 자신이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하지만 홍수정 선수는 그 이후 동생의 메달 획득을 위해 침식을 같이 하며 지금까지 자신의 축적해 온 경험을 함께 나누며 동생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수정 선수는 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동생과 함께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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