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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 대통령 사임 발표 배경과 전망


파키스탄의 집권 연립정부로부터 탄핵 압력을 받아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결국 대통령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지난1999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이래 8년 넘게 파키스탄을 철권통치해 온 무샤라프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지난 주까지만 해도 무샤라프 대통령은 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버텼었는데, 갑자기 사임을 발표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일 파키스탄 연립정부가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무샤라프 대통령 측은 탄핵이 성립될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집권 연정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판사들을 해고하는 등 헌법을 위반했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하고 정치인들을 협박해 정당을 설립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탄핵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무샤라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자리에서 쫓겨나기 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무샤라프 대통령 측은 17일까지만 해도 사임할 뜻이 전혀 없다고 거듭 밝혔었습니다.

MC: 그러던 무샤라프 대통령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사임하기로 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무샤라프 대통령은 탄핵 사태로 파키스탄 정국이 혼란에 빠지기 전에 국가를 위해 자기가 희생하기로 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대통령직을 놓고 탄핵 절차가 이뤄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탄핵이 이뤄진다면 집권 연정이 무샤라프 개인에 대해 정치적 승리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국가 전체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텐데, 집권 연정은 이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자신의 미래를 국민의 손에 맡긴다는 말도 했습니다.

MC: 무샤라프 대통령은 집권 연정이 제시한 탄핵 사유들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집권 연정이 자신을 음해하고 거짓 주장을 펴면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면서 연정 측이 제기한 탄핵 사유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MC: 무샤라프 대통령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탄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은데, 상황이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간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사임 발표는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기 직전에 나온 겁니다. 집권 연정은 국회가 휴회를 끝내고 다시 개원한 18일 탄핵안을 발의할 것이라는 경고를 거듭하면서 무샤라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했었습니다. 파키스탄에서 대통령 탄핵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한데요, 현재 연립 여당이 하원에서 탄핵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고 있고, 상원의 경우에는 무샤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이탈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무샤라프 대통령의 권력 기반인 군부와 정보부마저 중립을 선언해서 기댈 언덕이 사라졌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육군 참모총장 자리를 내놓은 뒤 군부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의회를 해산한 뒤 총선거를 다시 실시하는 방법도 거론됐었지만, 이미 지난 2월 총선에서 패한 무샤라프 대통령 진영으로서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MC: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벌여온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미국의 지지를 받아왔는데, 이번 탄핵 사태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탄핵 사태가 시작된 뒤 무샤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사임해야 하는지 여부는 파키스탄 국내 문제인 만큼 파키스탄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라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다급해진 무샤라프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왔지만, 부시 대통령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스 국무장관도 지난 17일 파키스탄의 민주적인 총선과 그 결과 탄생한 연립 정부를 지지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사실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육군 참모총장직을 내놓은 것도 미국의 영향이 컸습니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부시 대통령은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육군 참모총장을 겸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MC: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자연인 무샤라프,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대통령직 사임으로 탄핵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그동안 저지른 불법행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남아 있습니다. 무샤라프는 연립 정부 측에 형법과 민법 상의 책임에서도 면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무샤라프가 사임하는 대신 이 요구를 들어주기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샤라프는 일단 파키스탄에 머물면서 해외망명지를 정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은 무샤라프의 망명을 받아줄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MC: 지금까지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의 사임과 그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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