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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 내 강온파 갈등 다룬 책 출간

  • 최원기

미국의 전직 언론인이 최근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핵 정책을 비판하는 책을 펴냈습니다. 미국의 `CNN방송'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마이크 치노이 씨가 펴낸 이 책의 제목은 영어로 'MELTDOWN' 한국말로는 '붕괴'라는 뜻인데요, 이 책의 주요 내용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 핵 정책 막전막후를 파헤친 책이 출판됐습니다. 이달 초 발매된 이 책의 제목은 `멜트다운,' 한국말로는 '붕괴'라는 뜻입니다. 이 책을 쓴 마이크 치노이 씨는 미국 CNN 방송의 베이징 특파원 출신으로, 부시 행정부가 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는지를 파헤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치노이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강온파로 갈라져 갈등을 벌이는 동안 북한이 어떻게 비밀리에 핵 개발을 했는지 알아 내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책은 부시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이 1994년 이뤄진 미-북 간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 정보를 과장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중앙정보국 (CIA)을 비롯한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2000년대 초 외국에서 우라늄 농축용 부품을 수입하려 한다는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려는 것은 틀림없었습니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가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체결한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기 위해 이 정보를 과장한 것이라고 치노이 씨는 주장했습니다.

"치노이 씨는 지난 2002년 미 정보계는 북한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완성하려면 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분석했으나, 강경파들은 이 것이 급박한 문제인양 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책은 또 2차 북한 핵 위기의 도화선이 된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도 새로운 각도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언론은 북한이 지난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켈리 전 차관보에게 우라늄 농축에 대해 시인했다고 보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치노이 씨는 6년 전 평양에서 이뤄진 미-북 간 대화 상황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켈리 일행을 맞았던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우라늄 농축 사실을 분명히 시인한 것이 아니며 미국과 이 문제를 협상할 뜻을 밝혔다는 것입니다.

"치노이 씨는 당시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거친 표현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우라늄 농축을 시인하거나 부인한 것이 아니며, 이 문제를 미국과 협상을 통해 풀어갈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을 둘러싼 강온파 간의 갈등으로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과 기회를 놓쳤고, 이는 결국 2006년10월의 북한 핵실험으로 이어졌다고 치노이 씨는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치노이 씨의 책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과거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는 이 책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저자가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부시 행정부 내 강온파 갈등 내막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헤쳤다는 것입니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대사가 우라늄 농축 정보를 활용해 미-북 간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려 했다며, 이 책이 그 점을 잘 파헤쳤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치노이 씨의 관점과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관을 지낸 빅터 차 씨는 부시 행정부는 집권 초에 미-북 간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치노이 씨의 주장을 평가절하했습니다.

"빅터 차 씨는 부시 행정부는 집권초 정책 검토를 통해 미-북 간 제네바 합의를 유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며, 치노이 씨의 주장은 개인적인 해석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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