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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곧 전당대회 기간 돌입


오는 11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에 각각 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당대회 행사를 시청하게 되며, 각 당은 전당대회를 단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양대 정당의 전당대회에 대해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정당들은 4년마다 한 번씩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당의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일부 관측통들은 미국 정당들의 전당대회를 정교하게 설계된 홍보행사라고 평가합니다. 대회 개최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예비선거와 당원대회를 통해 선택된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것입니다. 대회는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의 각종 정책들에 대한 통일된 지지를 결집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과거 수십년의 경우 타협과 막판 뒤집기로 전당대회 결과는 예측이 불가능했었습니다.

프린스턴대학 우드로 윌슨 국제대학원에서 역사와 정치를 가르치는 줄리언 젤리저 교수는 미국 정당의 전당대회가 19세기 미국정치의 산물이라고 말합니다.

젤리저 교수는 "1970년대 이전까지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했다"며 "이때 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은 종종 정당의 지도자나 행동요원들로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어떤 후보가 제일 잘 대변할 수 있을지를 놓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에 양당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더욱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개혁 조치들을 단행했습니다. 이 때부터 정당이 개최한 예비선거와 당원대회에서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가 공식 후보지명 절차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선출된 대의원들은 대개 자신들의 선거구 유권자들의 의지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민주당의 경우 수퍼대의원이 있어 자신들의 마음대로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수퍼대의원은 대체로 전현직 당 지도자들과 주지사, 의원들을 포함한 선출직 공직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올해 경선에서는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민주당 후보 지명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수퍼대의원들을 공략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의원이 이미 후보지명에 필요한 수의 대의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의원의 이름도 후보 명단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의 이런 결정은 클린턴 의원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치열한 경선 이후 당을 통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젤리저 교수는 그러나 일부 당원들에게는 이같은 조치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리저 교수는 "오바마 의원의 승리가 뒤집어지지는 않겠지만, 만일 클린턴 의원이 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는다면 지지자들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 시위가 일어나거나 상징적인 항의 투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당대회에서는 당의 정강정책을 수립하면서 다양한 이념을 수용해 당 내 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많은 대의원들은 자신들이 당의 과반수를 대변할 수 없다는 생각이지만, 자신들의 견해가 정강정책에 반영된다면 당에 대해 보다 큰 지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33년 전에도 이같은 일이 있었는데, 당시 로널드 레이건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주의자들은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젤리저 교수는 보수주의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싶어했다고 말했습니다.

젤리저 교수는 "레이건 후보가 현직인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게 도전할 당시 그는 외교정책의 근간에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며 중도파인 포드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고 말했습니다. 젤리저 교수는 "레이건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같은 견해가 반영되길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주장들은 당시 정강정책에 포함돼, 공화당은 화합을 이루고 포드 대통령이 공식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포드 대통령은 그 해 선거에서 민주당의 지미 카터 후보에게 패하지만, 이후 레이건 후보가 1980년 선거에서 카터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됩니다.

젤리저 교수는 각 당의 대의원들은 보통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의견일치를 이루고, 이로써 유권자들은 당 내 여러 분파들이 단합을 이루는 광경을 목격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관측통들은 따라서 공개적으로 불화가 드러나는 것은 전당대회 답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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