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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핵 검증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미국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핵 계획의 검증은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15일 뉴욕에서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담한 뒤 이같이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한, 미국은 북한이 검증계획서를 제공하는 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15일 뉴욕에서 만났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한국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유엔의 미국 대표부에서 2 시간 가량 회담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는 회담을 마친 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의 필수 조건은 북한이 핵 계획 검증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 핵 검증은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이라고 해서 다르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좀 더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북한에 대해 인내심을 더 가져야 할 필요가 있지만 미국은 검증계획서를 받는 대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들어간다는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숙 본부장은 이날 북 핵 검증 문제를 비롯해 비핵화 2단계 마무리, 3단계 협상, 남북 대화 문제 등 4자지 의제를 협의했다며, 현재 중요한 것은 검증 체계 마련을 완료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증과 관련해서는 미-북한 간에 양자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검증 이행 계획에 관해서, 이것이 조속히 완료를 해서 미국으로 하여금 테러 지원국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했고.."

김 본부장은 또한 "남북대화의 중요성과 남북 상생공영을 위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미국 측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과의 전면 대화와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김 숙 본부장은 이 날 뉴욕에서 북한 측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 역시 자신이 당장 북한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 숙 본부장은 이 날 힐 차관보를 만난 데 이어 16일에는 워싱턴을 방문해 미 국무부 당국자들과 추가로 협의할 예정입니다. 또한 19일에는 도쿄에서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이키 아키다카 외무성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만날 계획입니다.

한편 미 국무부 대북 교섭 특사인 성 김 전 국무부 한국과장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에 실무협의가 이뤄질 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었으나 미-북 양자회동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성 김 특사는 지난 14일에 베이징에 도착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북 핵 진전 방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성 김 특사가 베이징에 머무르는 동안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 등 북한 측 인사는 베이징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 핵 협상은 현재 검증 문제로 인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달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검증 이행 계획서 초안을 북한 측에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 한 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있고,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미루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 정부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은 데 대해 합의위반이라고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부지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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