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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집: 광복 63주년 맞은 남북한

  • 최원기

광복절 63주년이자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꼭 60주년입니다. 지난 1945년 8월15일, 한민족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습니다. 3년 뒤 서울과 평양에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 들어섰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날, 남북한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남한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지만 북한은 아직도 식량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보는 남북한의 지난 60년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들으신 소리는 1945년 해방 이듬 해에 평양에서 열린 8.15 광복절 행사 실황입니다. 해방이 되고 3년 뒤인 1948년, 서울에는 대한민국이, 그리고 평양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 들어섰습니다. 당시만 해도 남북한은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남북한 모두 일제 식민지에서 갓 독립한 가난한 신생국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오늘, 미국인들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남북한의 격차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재임 중 집무실에 걸어 놓고 있어서 유명해진 이 사진은 인공위성이 한밤 중에 한반도 상공을 촬영한 것입니다.

이 사진은 불야성을 이룬 남한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지방 곳곳이 대낮 같이 밝은 모습입니다. 반면 북한은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불이 켜진 곳이라고는 평양 도심 일부일 뿐 나머지는 암흑천지입니다. 함흥, 원산, 청진, 사리원, 신의주 그 어느 곳에도 불빛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오승혜 교수는 이 사진이 남북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오승혜 교수는 불빛으로 훤한 남한과 암흑천지인 북한은 해방 이후 남북한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인공위성이 촬영한 이 사진은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방된 지 60여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한국은 한 해에 3천억 달러를 수출하며, 한국인이 만든 최첨단 반도체와 무선전화, 자동차, 선박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5대양 6대주에서 날개 돋인 듯 팔리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가 넘습니다.

반면 북한경제는 '가난' 그 자체입니다. 북한은 아직 '배고픔'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문제도 해결 못한 상태입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기간 중 수십만이 굶어 죽은 데 이어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또 북한 공장의 85%는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난으로 어린 꽃제비들은 길거리를 헤메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주민 중 60만 명이 기근으로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90년대 중반에 북한 인구의 3-5%에 해당 되는 6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분야의 남북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남한은 비록 70-80년대 군사독재를 겪었지만 경제를 발전시켰고 그 후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한국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10여 명의 대통령이 등장해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또 신문, 방송 등 언론은 매일같이 대통령을 비롯해 권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5년마다 한번씩 선거를 통해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정치 상황은 봉건시대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지난 60년 간 북한에서는 단 한번의 권력교체가 있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물려 받았습니다. 권력 교체가 아닌 권력세습이 이뤄진 것입니다.

권력을 잡은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당,정,군은 물론이고 입법, 사법과 언론을 한 손에 틀어쥐고 이른바 `수령독재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인권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언론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10만 명 이상의 북한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사무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마치 고대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주민이 선거로 선출한 지도자가 아니라 권력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무자비한 독재자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한에 이같은 격차와 관련해 '체제'와 '지도자'두 가지 요인을 꼽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북한이 지난 50년대 사회주의를 위해 시장을 없애고 소련식 중앙계획 경제체제를 추구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 대학교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교수는 최고 권력자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남한의 경우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지만 북한체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한번 결정을 내리면 아무도 그 정책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누적된다는 것입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북한 같은 자유가 없는 독재체제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한번 결정을 내리면 아무도 이를 비판할 수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래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이나 베트남을 본받아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개방에 나서는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 1978년 개방을 해서 30년 뒤 올림픽을 치르는 나라가 됐습니다. 또 베트남도 80년대 개방 이래 착실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북한도 베트남을 본받아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놀란드 박사는 북한이 베트남으로부터 경제발전 뿐만 아니라 과거 적대국이었던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끝내 개혁, 개방을 이루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척 다운스 사무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은 개혁, 개방을 할 경우 자신의 독재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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