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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초청장 대신 방문 동의서 보내


북한이 남측 방북 희망자에게 발부하는 문건에 기존의 '초청'이라는 표현 대신 '방문에 대한 동의'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등 표현을 일부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변화가 방북한 남한 사람들에 대한 북한의 신변안전 조치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를 놓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통일부와 대북 지원단체들은 13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등이 지난 5일부터 방북을 신청한 남측 민간단체에 '초청'이라는 말 대신 '방북을 동의한다'는 표현을 쓴 문건을 보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가 보낸 초청장에는 종전까지 명시했던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빼고 '편의를 제공한다'는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또 초청장 밑에 적혀있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호도 삭제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금강산 피격 사태 등으로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이같은 표현 변화가 북한의 신변안전 조치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를 놓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 "신변안전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과는 다른 표현으로 동의서라고 해서 보내왔으므로 북측의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인지 민간교류나 신변안전 문제에 대해서 다른 시그널을 보낸 것이 아닌가 라는 차원에서 파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당 민간단체들도 굉장히 그 문제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어 김 대변인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측 방문자들의 신변안전이므로 방북을 승인하기 전 신변안전에 관한 유의사항을 강조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측의 변화가 신변안전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인도적 지원의 방북도 승인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일부는 아울러 현재 금강산과 개성공단 외의 지역인 평양 등의 방문에 대한 대책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통해 신변안전을 보장받고 있지만 이런 합의가 없는 평양의 방문은 다르다"며 "신변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일단 초청장 형식이 바뀐 이유를 파악한 후 앞으로 평양 방문 허가 문제를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예전에도 문구 변화는 있었던데다 '초청'이란 말이 빠졌다고 해서 북측의 '초청 의사가 바뀐 것은 아니라며, 정부가 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남측 민화협 관계자] "민경련이나 다른 기관들의 초청장에는 '신변안전'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긴 한데 기관별로 조금씩 다른 것을 보면 중앙의 방침이라기 보다는 기관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번과 관련해서 정부가 방북을 불허한다거나 강경하게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우선 신중하게 북측의 의중이 무엇인지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민간단체들은 초청장의 문구 변화에 대해 북측 관계자들이 "'편의를 보장한다'는 말에는 신변안전도 포함된 것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달 26일 금강산을 다녀왔다는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금강산 피살 사건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와 민간교류는 별개라는 것이 북측 관계자들의 입장"이라며 "정부가 너무 문구만 따지기보다 전반적인 남북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러나 최근 남측 정부가 대규모 방북을 불허하는 조치를 한 데 대한 북한 측 대응의 표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방북 동의장 형식을 취하는 것은 남측 정부가 정세를 이유로 방북을 불허한 데 따른 일종의 불만의 표출"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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