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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의회 통보기간 45일 이모저모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26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의회에 통보한 뒤 45일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고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가 9개월만에 재개됐습니다. 또 비공식 6자 외무장관 회담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45일 의회 통보기간의 이모저모를 손지흔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게 지난 6월 26일이었죠?

답: 네, 부시 대통령의 발표는 북한이 북 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한 지 2시간여만에 나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상응 조치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45일 간의 의회 통보 기간은 "북한이 진지한 협력을 보여주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며, 6자회담 당사국들은 포괄적인 북 핵 검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부시 대통령의 발표 직후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이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발표 다음 날 예정대로 북 핵 위기의 상징물로 꼽혔던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냉각탑 폭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난 달에는6자회담이 중국 베이징에서 9개월만에 재개됐습니다. 당사국들은 지난 달 10일부터 사흘 간 열린 회담에서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검증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검증방법으로는 핵 시설 방문과 서류 검토, 기술자 면담 등의 원칙을 채택했습니다.

: 이렇게 초기에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답: 네, 우선 미국은 베이징 6자회담에서 4쪽짜리 핵 검증계획서 초안을 북한에 제시했는데요. 북한은 이에 대해 계속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서 뭔가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듯해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정확한 검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 달 17일 미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프로그램 뿐아니라 핵 신고서에 포함돼 있지 않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핵 확산 의혹까지 모두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그런데 미국의 검증 요구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북한이3단계로 나뉘어 있는 비핵화 과정을 좀 더 세분화할 것을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죠?

답: 네,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베이징 6자회담에서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인 3단계 이전에 1~2개 단계를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특히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별도의 단계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습니다.

: 지난 45일 간 검증에 관해서는 어떤 협의가 이뤄졌습니까?

답: 네, 우선 지난 달 23일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ASEAN) 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처음으로 비공식 회담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비공식 회담에서는 북 핵 검증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북한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의 북 핵 6자회담 특사인 성 김 전 국무부 한국과장과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지난 달 31일 부터 사흘 간 베이징에서 만나 북 핵 검증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습니다. 이후 미국은 검증 문제에 관해 북한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초 예상됐던 추가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45일의 의회 통보기간 이후에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언제쯤이었습니까?

답: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였습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달 24일 포럼 참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핵 검증에 대한 북한 측의 협조 여부에 달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의회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통보에서 해제까지의 45일은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이라며, "북한이 검증과 관련한 필수적인 문제들을 이행하는지 여부를 매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45일의 의회 통보기간이 끝나가면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은 11일로 자동해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못박았죠?

답: 네, 그런 맥락의 발언들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데니스 와일더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8월 11일은 해제가 가능해지는 날일 뿐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검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1일은 그냥 흘러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도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가지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일은 북한 지도자의 행동을 요한다"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자동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검증에 대한 북한 측의 협조가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의 선결조건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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