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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사건 이후에도 대북 의료 지원 이어져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된 와중에도 북한에 대한 민간 차원의 의료 지원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부 대규모 의료지원단의 방북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약품 지원이나 기술협력을 위한 방북 등은 허용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6일 한국의 대북 의료지원 단체들에 따르면 북한 측은 금강산 피격 사건 이후에도 대규모 방북을 제외한 약품 지원이나 실무진의 방북 등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북 지원단체인 나눔 인터내셔날은 지난 달 16일 1백30여명의 방북단을 구성해 직항편으로 방북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요청으로 남측 의료진 등 7명만 북한을 찾았습니다. 또 지난 달 22일에는 개성으로 진단용 장비와 의약품도 전달했습니다.

국제보건의료재단도 당초 지난 달 18일로 예정된 의료소모품 지원사업 논의를 북측의 요청으로 한 차례 연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단 측은 지난 달 22일 12명의 실무진이 금강산을 방문해 수액과 쌀 지원 문제 등을 협의했습니다.

개성공단 내 남측 의료진이 상주하는 병원을 운영해온 그린닥터스의 경우 지난 달 24일 북측 대표단과 공동진료 강화에 합의했습니다. 오는 12일에는 북한의 결핵 퇴치를 위해 북측 근로자를 대상으로 결핵 검진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린닥터스 김재경 부총장은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을 진료하는 개성병원의 중요성에 북측도 공감하고 있어 금강산 피격 사건의 영향을 느낄 수 없다"며 "개성병원을 통해 남북 의료협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과 달리 개성공단의 경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환자들 대부분이 북측 근로자다보니, 남측의 의약품이나 선진기술을 전해줌으로써 남북 의료협력의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방북은 차단하고 일부 의료진들의 방북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금강산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해 남측 인원의 대규모 방북은 꺼리더라도 남측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의료협력 사업의 경우 물꼬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달 의료사업 협력차 평양을 방문했다는 이 관계자는 "북한 역시 민간교류만큼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인 듯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금강산 총격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금강산 변수가 앞으로 대북 의료지원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또다른 대북 사업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대북 지원단체들은 사업을 현재처럼 계속할 것인가를 놓고 곤혹스런 입장에 처할 것 같다"며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여론 등을 감안해 의료지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대다수 의료지원 관계자들은 잇따른 홍수와 식량난 등으로 북한의 보건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의료 지원이 절실한 만큼 남북 간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의료 지원은 전개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이예정 부장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많은 북한에서는 병원시설 개보수를 하더라도 이를 유지할 동력이 없어 가동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민간 지원에 앞서 정부가 북한의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단체의 후원금만으로 북한 전역을 지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남한 정부가 나서 전력이나 병원설립 등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양에서 가장 큰 병원인 적십자병원의 경우 수술실 등 병원 환경이 상당히 열악합니다. 그나마 국가적 지원이 있는 국가 병원이 상황이 이렇다면 지역 병원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처럼 민간이 손을 댈 수 없는 대규모 의료 지원의 경우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정부는 남북관계가 경색됐다고는 하지만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 이뤄지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사건과 인도적 지원은 별개라는 입장이었다"며 "북한은 순수한 동포애적 사랑과 인도적 협력에 호응하는 성의 있는 조치와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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