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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거듭된 수해 피해 방지 대책과 식량 상황


한반도의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북한 일부 지역에 3백22 mm의 폭우가 쏟아져 강원도와 황해남북도 지역의 농경지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북한의 식량난에 대한 국제기구의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세계기상기구, WMO 등으로부터 수해로 인한 농업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알아봅니다.

진행자: 북한에는 지난 달 말에도 최고 2백80mm 의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이번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렸다죠?

답: 네. 지난 달 말보다 더 많은 비가 지난 1일부터 사흘 간 북한 지역에 쏟아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대부분의 지방에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무더기비와 폭우가 내렸다며 강원도와 평안남북도, 황해남도의 지방에서 1백50~3백 mm 이상의 무더기비가 내리고 10여 개 시, 군들에서 50 mm 이상의 폭우가 관측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2일 하루동안 강원도의 세포 지역에 내린 비는 3백22 mm 에 달했다고 합니다. 강원도 회양은 3백3 mm, 강원도 고성과 평강, 황해남도 배천 등의 지역에서도 2백 mm가 넘는 폭우가 내렸고, 강원도 금강군에서는 9시간 동안 폭우가 계속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루에 3백 mm가 넘는 비라면, '물폭탄'이 떨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표현일텐데요. 특히 지난 달 말에 내린 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가중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군요.

답: 네. '조선중앙통신' 역시 지난 달 20일, 21일, 24일, 25일에도 북한 전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며, 이번에 또 다시 내린 무더기비와 폭우로 해당 지역의 농업 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여러 부문과 인민생활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같은 우려는 폭우가 북한의 식량 사정과 직결돼 있기 때문일텐데요. 세계식량계획, WFP가 최근 북한에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경고까지 했을 정도로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래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년 거듭돼온 수해 피해가 올 해도 되풀이 된다면 올 가을 수확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이미 지난 달 말 내린 폭우 피해가 상당하다면서요? 일주일여만에 다시 더 많은 비가 내렸으니, 복구 작업 중이던 곳의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 같은데요.

답: 네. 한국의 대북 구호단체인 '좋은벗들'은 5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지난 달 24일 전후 개성시를 비롯해 황해남북도 일부 지역에 몇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농경지와 옥수수밭, 도로와 철도 등이 침수되고, 일부 마을에 심각한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물에 침수된 논밭은 약 1천8백 정보에 달한다고 하고, 이번 폭우로 개성시 인근 농촌 마을에서는 농경지 피해가 심각해 가을 수확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좋은벗들'은 전했습니다. 이밖에 황해북도 사리원과 봉산군, 서흥군의 농경지 피해도 심각하고, 황해북도 금천군에서도 채소 농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쌀 값도 인상돼 황해남도 해주시의 kg 당 2천3백원이던 쌀 가격이 폭우를 기점으로 올라 7월31일 현재 2천8백원에 거래된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이같은 비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기상예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답: 네. 특히 최근 전세계적인 식량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서 식량 안보와 기후와의 관계가 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 WMO는 식량 문제는 자연재해 뿐 아니라 천연자원으로서의 기후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우나바 시바쿠마르 세계기상기구, WMO 농업기상예측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홍수 피해는 어느 나라나 겪고 있지만 WMO 회원국인 북한은 기상관측 정보와 홍수관측 기기를 활용하고, 이 정보와 농업 수확량 예측 모의 모형을 복합적으로 이용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과 세계기상기구, WMO, 또 한국과의 기상 협력은 어느 정도 긴밀히 이뤄지고 있습니까.

답: 북한은 WMO 의 1백80개 회원국 중 하나로, 매일 두 차례씩 기상 정보를 WMO 측으로 송신하고 있고, WMO를 통해 올해 초 중국으로부터 기상정보 위성수신 장비를 지원받는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측이 먼저 WMO에 관련 장비나 자문을 요청하고, WMO 연례회의에도 빠짐 없이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바쿠마르 국장은 WMO는 베이징과 도쿄 등에 아시아 지부를 두고 있다며, 북한은 이 곳을 통해서도 기상예측 정보를 얻는 등 기상과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WMO를 통한 기상 협력 뿐만이 아니라 가까운 한국과의 기상 협력이 이뤄진다면, 북한에 더욱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 남북한 간 실질적인 기상분야 협력은 전무한 실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예측이 완벽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반시설 확충입니다. 북한은 비가 많이 왔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헤이젤 스미스 영국 워윅대 교수는 많은 나라들이 홍수와 가뭄 등의 피해를 입지만 그렇다고 이들 모든 나라들이 북한과 같은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며, 이는 자연재해를 감당할 수 있는 일정한 수준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보면 북한 당국은 올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곳곳에서 예방작업을 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다시 문제는 근본적으로 경제 재건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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