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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리근 베이징서 이틀째 접촉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미국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은 1일,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이틀째 회동을 갖고 북 핵 검증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31일, 성 김 과장을 대북 협상 담당 대사로 지명하고, 의회에 인준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 핵 검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미국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이 1일 북한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을 다시 만났습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측은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양측이 검증팀 구성 방안과 검증 팀이 북한에 가지고 갈 장비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성 김 과장은 이틀째 회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31일 열린 양자 접촉에서 검증 초안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과장은 2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면서 계속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지난 달 10일 사흘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북한의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방안을 담은 4쪽 분량의 초안을 북한에 전달하고, 북한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정부는 검증 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당초 예정된 8월11일에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31일 성 김 과장을 대북 협상 전담 대사로 내정하고 상원에 인준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백악관은 성 김 지명자를 대사급 6자회담 특사로 인준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한인 1.5세로 미국 동부의 명문 펜실베니아대학을 졸업하고 검사로 활동하다 외교관으로 전직했으며, 그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 주재 미국 공관을 두루 거친 아시아 전문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김 지명자는 2년 전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았으며,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관의 뒤를 이어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로 일해왔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2.13 합의에 따른 영변 핵 시설 불능화 팀을 이끌고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불능화 작업을 지휘했고, 지난 5월 초에는 북한 측으로부터 약 1만 9천 쪽에 달하는 영변 핵 시설 가동기록을 받아 오면서 대북 협상 전문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당시 북한이 제공한 핵 문서에 대해 설명하는 국무부 특별 기자회견에서, 이들 문서들이 북한의 핵 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북 핵 신고를 둘러싼 막바지 물밑협상도 주도했으며, 영변 핵 시설 폭파 현장에 미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계가 대사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성 김 지명자는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북한과의 협상에만 전념하게 됩니다. 성 김 지명자의 후임 한국과장에는 커트 통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경제 담당 보좌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북 협상 담당 대사직은 그동안 잭 프리처드와 조셉 디트라니 씨가 맡았었지만 디트라니 씨가 2006년 1월 초 사임한 이후에는 공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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