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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 도하개발의제 협상 끝내 결렬


7년을 끌어온 세계무역기구 WTO의 도하 개발의제 협상이 끝내 결렬됐습니다. 국내 농업생산 기반을 지키려는 중국, 인도와 농산물 시장 개방을 원하는 미국, 유럽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먼저 세계무역기구의 도하 개발의제 협상에 대해 알아보죠. 무엇을 협상한 겁니까?

기자: 도하 개발의제 협상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 협상이 시작된 중동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이름을 딴 건데요, 지난 7년 간 세계무역기구의 1백53개 회원국들이 농업과 공산품, 서비스의 자유로운 무역 거래제도를 만들기 위해 협상해왔습니다. 각국의 시장을 개방하고 농업 보조금을 줄이는 문제가 주로 논의돼 왔습니다.

MC: 7년이나 끌어온 협상이 이번에 결국 결렬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들과 서방의 경제 대국들 사이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도와 중국은 외국 농산품 수입이 급증했을 때 국내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 수입관세 조치를 취할 권리를 주장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출국들은 현재 세계무역기구에서 인정되지 않는 이같은 조치가 채택된다면 자유무역체제가 수십 년 뒷걸음질 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번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국내 농민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삭감한다는 양보안을 내놓았지만, 끝내 타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MC: 중국과 인도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온 이유는 뭡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도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자협상 보다는 양자협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러 참가국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다자협상보다는 상대가 하나 뿐인 양자협상이 힘이 센 입장에서는 더 유리하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의 입장변화가 눈에 띄는데요, 협상이 시작된 지난 2001년 중국은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뒤 자유무역을 강력히 지지해왔습니다. 중국이 지난 10여 년 동안 이룬 경제성장도 사실 세계 각국이 중국상품에 국내시장의 문을 열어준 덕분이었습니다. 그런 중국이 이번에 갑자기 인도와 손을 잡은 이유는 최근 들어 식량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농산물로 인해 국내 농업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MC: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중국과 인도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습니까?

기자: 남미의 브라질과 우루과이처럼 농업 경쟁력을 갖춘 개발도상국들은 입장이 다릅니다. 이들 나라는 서방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같은 거대 시장을 갖춘 나라들의 농업시장이 개방되기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은 거대 시장에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작은 개발도상국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시장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과 이들의 정치적 압력에 시달려온 나라들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입니다.

MC: 이번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랬던 쪽에서는 실망이 컸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도하 개발의제를 지지해 온 사람들은 세계경제가 침체기를 맞고 있는 지금, 시장개방을 위한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확대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겁니다. 이들은 자칫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어 세계 각국이 국내시장의 빗장을 닫아 건다면, 세계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협상에서 서방 선진국들의 농업 보조금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미국과 유럽의 농민들이 최근 세계 식량가격 급등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어서 정부가 농업 보조금을 줄이겠다고 해도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협상에서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또다시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MC: 앞으로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일부에서는 올 가을에 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지만,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이 다음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게다가 내년 봄에는 인도에서 총선이 예정돼 있고, 유럽연합 집행부도 내년에 교체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1-2년 간 협상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MC: 지금까지 세계무역기구 도하 개발의제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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