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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사태’로 한-일 갈등 깊어져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교과서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수록키로 하면서 촉발된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한국의 한승수 국무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데 대해 일본의 관방장관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도쿄 현지를 연결해 독도를 둘러싸고 점점 깊어가고 있는 한-일 간 마찰을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오늘 일본 도쿄에선 한국의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하던데요,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예, 한국의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대표의장 등 이 단체 회원3명은 오늘 오전 도쿄 시내 문부과학성 청사 앞에서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키로 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이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시위는 이번 교과서 독도 파문 이후 일본 내에서는 처음 벌어진 것입니다.

최 의장 등은 이날 문부과학성 청사 앞 도로에서 태극기와“독도는 한국 영토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 기술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20 미터 가량 행진한 뒤에 성명서와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최 의장은 성명서에서“4년 전 시마네현의‘독도의 날’ 제정과는 달리 이번 해설서 독도 영유권 기술 방침은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서 노골적으로 추진했다는 데서 더욱 심각하다”면서“왜곡된 교육을 받고 자란 일본 어린이들이 청·장년이 됐을 때 독도를 찾겠다고 무력침공을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최근 학습지도 요령에 독도 영유권 기술을 명기토록 한 것은 역사를 날조한 행각이자 아시아의 평화를 짓밟는 반인류적 작태로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후쿠다 야스오 총리를 비롯한 문부과학상, 관방장관 등은 먼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토록 해서 한-일간 불행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내일 일본의 총리 공관을 방문해 후쿠다 총리의 면담을 요청하고, 항의 서한도 전달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 이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일본에 입국하면서 한때 억류됐다가 풀려나는 일이 있었다지요.

앞서 최재익 의장 등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3명은 어제 낮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서 일본으로 입국했는데요, 입국 당시에 일본 출입국관리국이 일반 한국인 여행객들과 달리 이들에게 신상 정보와 방문 목적 등을 상세하게 적는‘신문조서’ 작성을 요구하면서3시간 가량 공항 내에 억류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현지에 나와있던 일본 출입국관리국 직원들은“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블랙리스트의 요주의 인물과 대조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신문조서 작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입국관리국 측은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이를 강력하게거부하면서 항의하자 공항 도착3시간 가량이 지난 이날 오후5시께 이들의 입국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진행자: 어제는 한국의 한승수 국무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했는데요, 이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또한번 마찰이 있었지요.

그렇습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독도를 방문한 직후인 어제 오후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마치무라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독도 문제를 다룰 한-일 양국의 기본 입장은 한-일 관계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차분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차이를부각시키기 위한 그러한 행동은 그다지 적절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의 고다마 가즈오 보도관도“일본 정부는 이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긴장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균형적인 태도로 대응하는 게 양측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며, 이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대응했습니다. 한국의 국무총리실은 어제 오후 마치무라 관방장관이 한승수 총리의 독도 방문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서 “총리가 자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공식적으로 대응할 만한 가치도 못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독도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미국의 지명위원회가 한국령으로 명시됐던 독도를‘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하면서 한-미 관계에서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같은 사태가6자회담 등에서의 한-미-일 공조에 차질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주요 외교목표로 강조해 온 한-미-일3각 공조가 독도 문제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독도 사태로 한-일 관계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요. ‘쇠고기 수입 파동’을 거치면서 삐걱거리던 한-미 관계도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바꾸면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는 지적입니다.

이렇게 한-일, 한-미 관계가 미묘해지면서 북 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독도문제로 한-미-일3각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6자회담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핵 신고 검증이나 핵 포기 논의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일의 탄탄한 공조를 통한 압박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독도 문제’를 둘러싼 이해 관계국들은 좀더 냉철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면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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