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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금강산 피격사건 북측 주장 입증 힘들어’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을 조사 중인 한국 정부 합동조사단은 25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사망한 박왕자 씨가 피격 당한 지점이 북한 측 주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김규환 기자가 한국 정부의 조사 내용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지난 11일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총격 피살 사건을 조사 중인 한국 정부 합동조사단은 25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황부기 정부 합동조사단장] "고인이 피격된 지점은 해수욕장 경계선 울타리에서 기생바위 쪽으로 직선거리 약 2백 미터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황부기 단장은 현대아산 측이 촬영해온 시신수습 사진을 비롯해 사건 현장 방향으로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정밀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측이 현대아산에 밝힌 3백 미터와는 차이가 있어 주목됩니다.

황부기 단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박왕자 씨가 총격으로 사망한 시간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확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황부기 정부 합동조사단장] "목격자 진술과 관련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고인의 피격사망 시각은 05시 16분 이전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합동조사단에 입수된 사진 중에서 사건 현장을 포함한 가장 이른 시간에 찍은 사진 즉, 5시16분에 찍은 사진에서 이미 피격 당해 쓰러져 있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피격 시간은 새벽 5시16분 이전이라는 점만 확인된 셈입니다. 다만 북한 측 설명대로 새벽 4시55분에서 5시 사이에 사건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미 그 시간대는 상당히 밝아 가시거리가 길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합동조사단은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북한 군의 총격 횟수에 관해서는 총성을 들었다는 관광객들 사이에 진술이 엇갈려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총을 쏜 초병이 몇 명인지, 사망한 박왕자 씨가 울타리 넘어 어디까지 이동했는지, 경고사격 한 차례와 조준사격을 세 차례 했다는 북한 측 주장이 맞는 건지, 또 어느 정도 거리에서 피격됐는지 등 많은 의문점들이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조사단은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우발적이었는지 의도적이었는지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많은 의혹을 밝히기에는 북한에 가서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는 한계가 있다며 북한 측의 진상조사 수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편 금강산 관광을 시행하는 현대아산의 윤만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하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가장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습니다.

윤만준 사장의 대국민 사과는 금강산 사고가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데 따른 것으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에 대북 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아산의 최고경영자로서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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