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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민간단체 대규모 방북에 제동


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에 대한 남북한 합동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를 상대로 방북 활동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도 당국 간 대화와는 달리 비교적 잘 진행돼 온 민간교류에도 먹구름이 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전합니다.

한국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통일부로부터 다음 달 북한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교육자 상봉 모임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24일 밝혔습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입니다.

"어저께 오전에 전화로 통일부 관계자께서 지난번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관련하여 대북관계가 상당히 불안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저희 전교조 측에 8월10일자로 예정돼 있는 남북 교육자 상봉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전교조 이외에도 오는 8월에서 9월 중 1백 명 이상 규모의 방북을 계획하고 있는 민주노총 등 3개 단체에도 방북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4일 기자설명회 자리에서 "23일 정부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해당단체들에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금강산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민간교류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단체들 가운데 정식으로 방북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는 상태"라며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해당 단체들에서 신청이 들어올 때 구체적으로 행정행위로 나타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단계에서 상황을 가정해서 허가한다 불허한다 말씀드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의 8월 대규모 방북 계획도 통일부가 제동을 걸어 철회됐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민주평통의 방북 계획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경상남도와 함께 남북 농업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경남 통일농업협력회는 다음 달 3일부터 사흘 간 김태호 경남도 지사를 단장으로 1백40 명 가량의 도민대표단이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 협동농장 등을 방문하겠다는 신청서를 23일 통일부에 접수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김 지사 등 대규모 방북단이 평양에 들어가는 것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측은 방북과 관련한 실무준비가 이미 거의 끝난 상태로 민관이 협력해 남북 간 상호 도움이 되는 교류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해 왔다는 점에서 방북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한국 내부에선 금강산 사건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일부에선 당국 간 대화단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민간교류까지 막는 것은 앞으로 남북관계에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성순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사무차장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 조건이구요, 오히려 정부가 이럴 때일수록 민간교류를 장려하고 지원해서 남북관계나 교류를 이런 것들을 좀 지속시키고 끈을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요, 지금 정부가 그런 방침을 내놓는다는 게 제가 볼 때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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