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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CR 보호 기다리던 탈북자, 중국서 체포


중국에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보호를 기다리던 한 탈북자가 공안에 체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탈북자는 UNHCR에 연락을 취한 뒤 은신해 있던 중, 집에 들이닥친 공안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UNHCR이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 박 모 씨는 지난 5월 중순, 국경을 넘어 중국에 왔습니다. 미국 행을 원했던 박 씨는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 베이징 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한 달 반여만인 지난 15일, 마침내 베이징 UNHCR로부터 전화를 받은 박 씨는, 다음 날 추가 연락을 기다리던 중 은신해 있던 집에 들이닥친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박 씨를 돕던 중국인도 함께 체포됐다가 벌금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중국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씨의 경우 한 달 반 동안 UNHCR의 보호를 받기 위해 노력한 끝에 어렵게 연락을 취하는데 성공했지만, 하루만에 공안에 검거되고 말았다는 소식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박 씨를 지원하던 단체 관계자는 "UNHCR의 보호를 받기가 어려운 줄 알았다면 미리 다른 방법을 시도했을텐데, 공안의 단속이 강화되고도 계속 연락을 시도하다가 붙잡히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UNHCR 본부의 제니퍼 파고니스 대변인은 박 씨의 검거에 관한 질문에 "개별 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 "탈북자가 UNHCR에 연락을 취하면, 어떤 보호를 필요로 하는지 판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 UNHCR은 지금까지 여러 명의 탈북자를 보호하고, 미국에 망명하도록 주선했습니다. 하지만 올들어 보호하는 탈북자 수가 줄었고, 특히 UNHCR 마저 탈북자의 난민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파고니스 대변인은 그러나 "탈북자는 한국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한국은 이들에게 보호와 정착 지원을 제공한다"면서 "따라서 난민 자격이 필요치 않다는 게 UNCHR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파고니스 대변인은 "한국 행을 원하지 않는 탈북자의 경우 UNHCR의 보호 아래 제 3국 행을 시도할 수 있지만,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당사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UNHCR의 탈북자 보호 활동을 성원하면서도, 난민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탈북자들이 설사 한국 행을 원하더라도, 중국 내에서는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내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펼쳐온 한국계 미국인 필립 벅 씨도 UNHCR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들어갔을 때나 한국 정부에서 보호하지, 중국에 있을 때는 누구도 탈북자들은 관계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엔에서 관계해야 합니다. 한국에 들어갔을 때 얘기를 지금 탈북자에게 적용하면 어떡합니까? 또 탈북자는 국제협약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들인데, UNHCR에서 이 사람들을 등한시하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필립 벅 씨는 탈북자 보호를 위해 UNHCR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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