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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보유 비료량 최저치, 농업 생산량 큰 타격


해마다 수해로 농업, 산업 분야 등에서 큰 피해를 입어온 북한에 최근 최고 2백80mm 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북한의 비료 보유량이 지난 199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농업 생산량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지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진행자: 제7호 태풍 '갈매기'가 타이완 지역을 강타한 뒤 한반도에도 많은 비를 뿌렸는데요. 북한 지역에 내린 비, 어느 정도입니까?

답: 북한의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백80mm의 폭우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도 태풍 '갈매기'에서 변질된 저기압이 북한 지방으로 올라가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22일 태풍 '갈매기'의 영향으로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며, 강원도 지역은 90~2백80 mm, 황해남북도 80~1백30mm, 평양시는 65 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강원도 세포와 황해남도 청단 등 31곳에서 1백mm 이상의 비가 내렸습니다.

진행자: 지난 해에도 두 차례의 큰 물 피해로 곡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올해 심각한 식량난을 부추기지 않았습니까. 벌써부터 우려가 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앞으로 9월까지 10개 이상의 태풍이 발생해 이 가운데 2개 이상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큰 물 피해가 없더라도 한국 정부의 비료 지원 중단 등으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자체 생산 비료와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의 총량이 1만 t도 되지 않아 정상적인 농사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연구위원은 북한의 올해 비료 보유량은 1990년대 이래 최저치라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북한이 생산하는 비료와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를 합치더라도 연간 사용해야 할 비료의 10%도 되지 않는 양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은 통상 연간 사용 비료의 40% 까지는 사용했는데 금년 여름에 수해 피해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금년 가을 농사는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불투명하고 작황이 아주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진행자: 비료 외에 한국 정부의 농기구 지원 중단 역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요?

답: 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서 소비되는 못자리용 비닐의 대부분을 지원해왔었는데요. 올해는 이 비닐 지원도 끊겼습니다. 권 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죠.

[권태진 연구위원] 벼 농사의 경우 못자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금년에는 못자리용 비닐마저도 한국 정부가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자리용 모를 키우는 그 시기에 저도 방문을 했습니다만, 모의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올해 식량난으로 북한주민들의 삶이 매우 궁핍해졌는데, 다시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니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군요.

답: 네. 모내기나 옥수수 파종 시기에 식량난이 심각했던 것은 다시 악순환의 연결고리처럼 올해 수확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금년도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굉장히 심각했고, 에너지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농기계를 충분히 가동하지 못했고, 제대로 먹지를 못했기 때문에 충분히 제대로 일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영농 일정이 상당히 차질이 생기고 지연된 면이 있기 때문에...

진행자: 큰 물 피해가 없어도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면, 더더구나 올해 수해 피해, 최대한 막아야 할텐데요. 북한 당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답: 북한의 매체 등에 따르면 북한 농업성은 홍수피해 예방 지휘부를 구성하고, 상습 피해 지역에 공무원들을 파견했다고 합니다. 또 평양과 황해남북도 등에서는 수문 조작을 쉽게 하기 위해 양수 시설 등을 정비하고, 또 곳곳에서 저수지 둑 방제 작업도 한창이구요.

하지만 이같은 준비 작업이 실제 재해 상황에서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열악한 기반 시설 탓에 북한의 재해 대응 능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권 연구위원은 현재 진행되는 북한의 재해예방 사업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권태진 연구위원] 특히 작년에 피해 받은 지역 중 복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지역은 제방을 보강하고,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퇴적물을 빨리 걷어내는 작업이 긴급합니다. 북한에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편, 국제적십자연맹, IFRC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지난 해 8월 북한의 큰 물 피해기 발생한 뒤 최근까지 재해 예방과 전염병 예방, 통제훈련 등을 벌여왔는데요. 특히 IFRC는 수해 피해가 잦은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황해북도 등 3개 도, 50개 군에서 '지역 재난방지' 사업을 벌이고, 이들 지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재난관리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어왔습니다. 이같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지원으로 올해 재난 위기 상황에서는 북한 당국의 대응이 예년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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