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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외무장관 회동, 2002년 2차 북 핵 위기 이래 처음

  • 최원기

미국과 북한의 외무장관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비공식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특히 라이스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은 이번에 처음 얼굴을 맞대게 됩니다. 이번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의 배경과 의미를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최 기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미-북 외무장관들이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 간의 일 대 일 회동이 확정됐습니까?

답)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양차 차원에서 미-북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미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지난 18일 라이스 국무장관이 아세안 확대 외무장관 회담과 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맥코맥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이 박의춘 외무상과 별도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라이스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은 6자회담 외무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 서로 대면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라이스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이 언제, 어떻게 만난다는 것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두 사람은 23일 열리는 6자 외교장관 비공식 회담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우선 이번 회담은 아세안 10여개국이 먼저 만나서 동남아의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그 후 미국,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 지역안보포럼이 열리게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지역안보포럼의 회원국들입니다. 따라서 6자회담 외무장관들은 이 참에 따로 모여서 비공식 협의를 가질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참가해 만날 것이란 얘기입니다.

문) 혹시 6자회담 외무장관들이 만날 때 라이스 국무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이 따로 만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답)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그리 커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 국무부가 지난 18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라이스 국무장관이 박의춘 외무상을 별도로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지에서 라이스 장관의 마음이 바뀌면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한 가지 궁금한 것은 6자 외무장관들이 싱가포르에서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할까 하는 것인데요?

답) 6개국 외무장관들은 북한 핵 문제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6자 외무장관 회담은 비공식 회담인데다, 사전에 의제를 정하고 만나는 외교 협상의 자리는 아닙니다. 따라서 미국, 북한,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 외무장관이 한 자리에 모여서 지난 2년 간에 걸친 6자회담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자는 그런 원론적인 얘기를 주고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 그러나 이번 6자 외무장관 회담이 비공식 '회동'수준이라고 해도 그 정치적 의미는 상당하겠죠?

답) 그렇습니다. 당초 6자 외무장관 회담은 비핵화 2단계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북한의 핵 신고가 6개월 정도 늦어지는 바람에 외무장관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비록 비공식 회담이긴 합니다만 6자회담 참가국 외무장관들이 만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또 이것이 양자 차원의 미-북 외무장관 회담은 아닙니다만, 라이스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 간 대면은 2차 북한 핵 위기 이래 미-북 간에 이뤄진 최고위급 외교적 접촉에 해당됩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미-북 간의 정치적 교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일 핵 검증과 폐기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라이스 장관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지만 핵 검증과 폐기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에는 미-북 관계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겠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미 지난 해 10.3합의를 통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고받기식 해법에 합의한 상태인데요. 이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핵검증과 폐기에 협력할 경우 북한과의 무역과 경제적 지원을 하고 양국 간 외교 관계를 개선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따라서 핵 검증과 폐기가 순조롭지 않을 경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정치,경제적 선물을 주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문) 지난 2002년 7월 브르나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 그리고 2년 뒤인 2004년 7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백남순 외무상 간에 외무장관 회동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 미-북 회동은 어떤 결과를 낳았습니까?

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브루나이 미-북 외무장관 회동은 실패한 회동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부시행정부에서는 대북 강경파들이 득세하고 있던 시절인데다, 석 달 뒤에 2차 북 핵 위기가 발생해 결국 이 회동은 유야무야되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2004년 열린 회담은 북 핵 6자회담이 2003년 8월에 출범한 이후 첫 미-북 외교장관 간의 회담으로, 20여 분 간의 짧은 회동이었지만 북 핵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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