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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 범죄로 몸살 앓는 영국


영국이 젊은이들의 칼을 이용한 폭력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거의 날마다 새로운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범죄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계속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영국에서 칼을 이용한 폭력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입니까?

답: 지난 주 영국 수도 런던에서 24시간 사이에 무려 4명이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렸습니다. 또한 지난 달 말 영국 북부에서는 16살 소년이 범인들이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칼을 이용한 범죄가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시골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길거리를 다니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집에 있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부와 사법 당국자들은 국민들의 불안을 덜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런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발표된 '영국 범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영국에서 발생한 칼을 이용한 범죄는 무려 13만 건으로, 계속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1995년을 정점으로 다른 폭력범죄들이 모두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입니다. 지난 해 칼을 이용한 범죄를 보면, 하루 평균 3백56건으로, 약 4분 마다 발생한 셈입니다. 칼에 찔렸거나 칼로 위협을 당한 사건이 모두 포함된 것인데요, 이 가운데 심각한 범죄는 모두 2만 2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2백31건의 살인과 살인미수 사건, 1만4천 건의 강도 사건, 그리고 8천 명 이상의 부상자가 포함돼 있습니다.

문: 이같은 범죄의 상당수를 젊은사람들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발생한 칼 관련 범죄는 전체의 52%가 16살에서 24살 사이의 젊은이들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8건 가운데 1건은 18살 미만 청소년들이 범인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습니다.

문: 영국에서는 칼을 소지하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을 이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군요?

답: 영국은 학생들이 연필 깍는 칼을 갖고 다니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칼 소지 자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칼을 갖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런던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모두 20명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등 칼을 이용한 범죄가 급증하자 런던 경찰은 지난 5월부터 6주일 동안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는데요, 수색 대상자 2만7천 명 가운데 1천2백 명이 체포됐고, 5백여 자루의 칼이 압수됐습니다. 결국 영국에서는 지금 칼을 이용한 폭력범죄가 최대 국내 현안이 돼 있는데요, 런던 경찰청은 테러리즘과 함께 칼을 이용한 범죄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문: 급기야 고든 브라운 총리가 나서서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브라운 총리는 칼을 갖고 다니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브라운 총리는 16살 이상 중에서 칼을 갖고 다니다가 적발될 경우 자동적으로 기소하고, 형량도 현재의 2배인 4년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젊은사람들이 칼을 휘두르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설득하는 광고와 범법자들에 대한 교육 활동에 6백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운 총리는 마지막으로, 폭력을 행사할 위험이 큰 자녀들이 있는 약 2만 가정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벌써부터 이같은 대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비판론자들은 브라운 총리가 발표한 대책이 그동안 정부가 내놓았던 기존의 대책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면서, 그 이유는 아직도 정부가 칼을 이용한 범죄 문제의 규모와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브라운 총리의 대책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보수당은 정부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더욱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동당은 브라운 총리의 접근법이 틀렸다며, 젊은사람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화할수록 범죄기록에 대한 공포를 감소시켜 결국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구요?

답: 전문가들은 칼이라는 도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폭력 자체를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젊은사람들이 폭력 사용의 유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절박한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추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가정에는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사전에 폭력사태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근원적 문제인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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