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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부시 행정부, 금강산 관광 탐탁치 않게 생각’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중단 상태가 지속될 경우 북한의 경제회생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금강산 관광이 ‘관광객 총격’이라는 암초를 만났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그리고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사건 발생 직후 한국인들의 금강산 관광을 즉각 중단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전현준 박사는 한국민들이 지금 워낙 격앙돼 있어서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자칫 장기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강관 관광이 중단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입게 되는 쪽은 북한이라고 지적합니다. 남한은 관광객을 안 보내면 그만이지만, 북한은 한 해 2~3천만 달러의 외화를 고스란히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금강산을 찾는 남한의 관광객들에게 숙박기간에 따라 1인당 적게는 30 달러에서 많게는 1백 달러 정도를 받아왔습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학 경제학과의 오승혜 교수는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진하는 북한의 경제회생 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이는 북한의 불법활동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데, 이 것이 중단되면 평양은 달러를 벌기 위해 무기수출 같은 불법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미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 CRS의 래리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북한은 달러를 벌기 위해 가짜 담배와 중동에 대한 무기수출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을 내심 탐탁치 않게 생각해 왔다고 래리 닉쉬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서 번 돈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닉쉬 박사는 미국은 금강산 관광 자금이 핵무기용 부품 구입에 사용된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금강산 관광의 문제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닉쉬 박사는 미국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할 경우 미-한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한국이 이라크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이라크에 군 병력을 파견한 것을 높이 평가해 금강산 관광의 문제점을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닉쉬 박사는 현재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과거에 비해 180도 선회한 상태라며, 지금 부시 행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그리 중요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 꽁꽁 막혔던 남북관계는 지난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으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이 사업은 여성 관광객 총격 사망이라는 최대 악재를 만났습니다. 남북한 지도자들이 얼어 붙은 남북관계와 금강산 사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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