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전문가들 ‘한반도 평화체제 위해선 북 핵 해결이 우선’


북 핵 문제 진전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선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북 핵 문제 해결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번째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진전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정부가 보다 정교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0일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정전체제 55주년 특별학술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핵 문제 해결이 평화체제의 선결과제라는 데 동의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한국 정부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세부적인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충남대 김학성 교수는 "북 핵 폐기 3단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체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경협 확대 등 남북 간 논의된 협상과 국제사회와의 협상을 연계하는 식의 '포괄적 협상전략'을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평화정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제들이 있는데요. 남북한 간에 협상과 국제적 협상을 연결시키게 되면 평화정착 논의가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3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등, 북한이 합의하고 이행하지 않는 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명백한 기준이 빠져있어 다소 모호하다"며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양국간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북 핵 문제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홍 차관은 "동북아 지역에서 최대의 안보 위협이 되고 있는 북 핵 문제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라며 "단순히 전쟁을 종결하는 소극적인 수준에 그쳐선 안되며 창조적인 통일 과정과도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홍 차관은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진전될 때만이 평화체제 논의가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해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북한도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전문가들은 곧 진입하게 될 북 핵 해결 과정의 핵심인 3단계 폐기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대 통일연구소 황지환 선임연구원은 "미국에선 벌써부터 핵 시설과 핵 물질을 미국이 인수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모델'의 적용 여부가 제기되고 있다"며 북 핵 폐기 3단계 초반부터 미-북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다 "미-북 간 신고의 신빙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언제든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북 핵 협상이 진전되기 위해선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외대 남궁영 교수는 "북한에게 핵무기는 대남, 대미 위협에 대비하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보루인 만큼 핵 카드를 쉽사리 포기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된 목적은 크게) 첫째 안보 위협에 대한 억제력과 둘째, 한반도에 있어 남측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열세인 북한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수단이구요. 셋째는 체제 내부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을 보유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세가지 목적성으로 볼 때 북한은 핵을 포기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과의 동맹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미-한 동맹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세종연구소 이상현 안보연구실장은 "북 핵 문제로 한반도 안보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미-한 동맹마저 약화되면 한국의 안보는 매우 불안한 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한 동맹이 대 테러전쟁의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미국 측을 설득하는 한편, 평화체제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의 최춘흠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되기 위해선 중국의 협조도 매우 중요하다"며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미-한 동맹을 유지해 나간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한다는 것 자체가 미-한 동맹의 강화고, 이는 곧 냉전체제가 지속되리라고 보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주한미군을 현상태로 규정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중국은 아마 미북 수교가 된 이후 주한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