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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앞두고 탈북자 문제 국제사회 관심 고조


다음 달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탈북자 북송 금지를 촉구하는 자전거 행진이 진행 중입니다. 미국에서도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와 함께 여러 인권, 종교 단체들의 기자회견과 기도회 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용한 돌풍'.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에 대한 어느 한국 언론의 기사 제목입니다.

한국에서 지난 달 26일 개봉한 '크로싱'은 2주일여 만에 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등 가톨릭 성직자와 수도자 등 2백여 명이 '크로싱' 관람 특별행사를 갖는 등 단체관람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는 사회복지위원회와 함께 이달 말까지 3주간을 영화관람 특별기간으로 정해 전국 가톨릭 신자 등의 단체관람 행사를 열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신문은 9일 탈북자 소재 영화 '크로싱'이 지난 주 한국에서 개봉돼 2백89개 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8일 기준으로 65만4천여 명이 관람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등 탈북자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영화 `크로싱'은 한국인들에게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신선한 통찰력을 얻게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에서도 탈북자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부터 한국의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중국 정부의 탈북난민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유럽 자전거 대행진이 진행 중입니다.

이른바 '탈북난민 강제북송 저지 유럽 자전거 대행진단'에는 한국은 물론 네델란드, 미국, 독일 등 세계 각 국에서 60여 명이 참가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각국 주요 도시의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 등을 초청해 영화 '크로싱' 시사회도 열고 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김규호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은 한국의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수많은 비정부기구와 국제 인권단체들이 중국 정부에 편지와 탄원서를 보냈으나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불법 이주자로 간주해 매달 5백 명 이상 강제북송하고 있다며 유럽 지역 국가들이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고, 유럽연합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유럽 지역에서 행사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도 매주 화요일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시위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북한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 KCC가 시작한 시위는 8일을 기해 벌써 15회 째를 맞았습니다. KCC의 이희문 목사는 시위 참가자들은 평균 5 명 수준으로 많지는 않지만 오가는 미국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CC 이희문 목사] 중국대사관에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행인들이 관심을 갖고, 지난 번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수행원 수십 여명이 중국 지진 참사 때문에 중국대사관을 방문했었는데 시위를 다 봤구요. 수행원들이 (우리를 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그러더라구요.

KCC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중국대사관 앞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오는 13일과 20일 미국 내 50개 주 전역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동시 통곡 기도회를 열 계획입니다.

워싱턴 소재 탈북자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의장은 북한과 중국에서의 탈북자 인권 상황은 세계 최악이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덜 받았다면서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탈북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을 비롯한 미국 내 5개 인권단체들은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자 문제를 포함해 중국 정부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입니다.

'북한자유연합'는 지난 4월 하원의원 54명이 공동서명한 서한을 워싱턴의 중국대사관에 전달한 데 이어 미 의회 상원의원 7명이 서명한 서한도 조만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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