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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의 신빙성은?


오는 10일 재개되는 6자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본격화 할 북한의 핵 신고 검증에서는, 특히 플루토늄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북한 간 플루토늄을 둘러싼 쟁점이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앞으로 진행될 검증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플루토늄 추출 분량과 용도 등이 될 전망입니다. 만일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관련 내용이 정확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비핵화 3단계는 빠른 속도로 진척될 것입니다.

반면 북한이 신고한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핵 문제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핵심 재료입니다.

북한은 지난 달 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 플루토늄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 신고서에서 자신들이 추출한 플루토늄 양, 핵실험 때 사용한 플루토늄, 폐연료봉에 포함된 플루토늄 양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양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교도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30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으며, 이 중 2 킬로그램을 핵실험에 사용한 것으로 신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재처리 되지 않은 채 폐연료봉에 보관 중인 8 킬로그램, 그리고 핵 시설 장비 안에 남아있는 6킬로그램까지 합치면 플루토늄 생성 분량은 총 44 킬로그램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플루토늄 신고 내용이 언론보도대로라면 이는 미국의 추정치와 많게는 대략 10여 킬로그램 정도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을 비롯한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40-60 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양이 30 킬로그램 정도라는데 대해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기술 수준과 원자로 가동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평가와 10킬로그램 정도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군축비확산 연구소'의 레오너 토메로 국장은 "그동안 민간 과학자들은 북한이 30-40 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해왔을 것으로 보아왔다며,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양도 그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데 2 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핵실험을 한 것치고는 플루토늄의 양이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핵실험에 통상 6-7킬로 정도의 플루토늄을 사용하는데 북한은 상당히 작은 양을 사용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소재한 국제 문제 연구기관인 몬트레이 연구소 신성택 박사의 말입니다.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는 북한이 플루토늄 미추출량을 8킬로그램으로 신고한 것도 따져볼 대목이라고 말합니다. 5메가와트 정도의 원자로에 8천 개의 연료봉을 넣고 가동할 때는 통상 12킬로그램 정도의 미추출량이 있게 되는데 북한은 그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의 양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라고 지적합니다. 만일 북한이 문서 검증, 핵 시설 접근, 그리고 과학자 면담을 통해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과 자료를 제시할 경우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란 얘기입니다.

반면 그 내용이 모순될 경우 북한 핵 문제는 새로운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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