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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따른 국제사회 분위기


북한의 핵 신고에 따른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마무리되면, 북한은 국제 금융기구를 비롯해 국제사회에 공식 편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최근 일부 국제 금융기관과 유엔 등에서 북한 핵 문제의 진전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조금씩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서지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신고에 따라 미국정부가 테러지원국 지정을해제하기로 하면서 국제사회의반향이 조금씩 나타나는 같습니다. 먼저, 아시아개발은행 총재가 최근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가입에대해 발언을소개해 주시죠.

답: 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는 지난 4일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67개 회원국 가운데 북한의 회원 가입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진전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 북한 당국이 아시아개발은행 가입을 신청하는 등 새로운 일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부터 아시아개발은행 가입 의사를 표명해 왔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에 가입하려면 회원국 67개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국가들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대개 아시아권 개발도상국들은 여러 국제 금융기관 가운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적은 아시아개발은행에 먼저 가입하게 됩니다.

진행자: 아시아개발은행 총재가 직접 6자회담의 진전을 주목하고있다고 밝힌 것은상당히 주목할 만한발언인 같습니다. 유엔개발계획, UNDP 역시 지난 해 3월 중단했던 북한에서의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지난 주 전해드렸는데요. UNDP에 따르면 지난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 기구 집행이사회에서 UNDP의 대북 사업에 관한 외부조사단의 조사 결과, UNDP의 불법행위에 관한 의혹들이 해소돼 UNDP의 대북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UNDP 이사회는 이번 회의에서 대북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오는 9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NDP가 북한에서의 활동 재개를 논의하게 된 것은, 물론 불법행위에 관한 의혹이 해소됐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최근 북한의 핵 신고에 따른 달라진 분위기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난2006북한의 핵실험 직후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결의안 1718호의 향방도궁금한데요.

답: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 닷새만인 지난 2006년 10월14일 채택된 대북 제재결의 1718호는 대량살상무기, WMD 프로그램과 재래식 무기, 사치품 등의 북한으로의 이전 금지, 또 화물 검색 등 광범위한 경제제재가 핵심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잘마이 칼릴자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2일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 핵 6자회담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1718호에 따른 조치들은 북한이 결의 내용을 준수할 때까지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칼릴자드 대사는 북한이 고립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서는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추출한 플루토늄과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고, 농축 우라늄과 핵 확산 활동에 대한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권유린과 우라늄 농축 활동, 핵실험과 확산, 탄도미사일 계획, 한국과 인접국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에 대해 아직 크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이 제재 결의안은 계속 유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경제 전문가인 스티븐 해거드 교수는 유엔의 결의안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엔 회원국들은 계속 북한과의 재래식 무기나 대량살상무기, WMD 관련 품목의 교역 금지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하지만 유엔 회원국들은 이후 자국의 판단에 따라 일부 제재를 완화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1일부터 유엔 안보리의장국을 베트남이 맡게되지 않았습니까. 베트남은 북한과 같은공산국가로 미국과 수교한 경제발전을 이룬나라고, 북한과 활발한외교 관계를 맺고있는데요. 어떤 긍정적인영향은 없을까요?

답: 이번 달부터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베트남의 레 렁 밍 유엔주재 대사는 4일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대북 제재결의 개정에 대한 제안이 없었다면서 개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이 순서에 따라 의장국을 맡은 것이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의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유엔 안보리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았던 베트남이 이제 어엿한 유엔 안보리의 의장국이 된 것은 북한으로서는 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의 국제 금융기구 가입이나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 1718호의 완화, 또 UNDP의 북한 사업 재개 등은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신고 이후 북한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북 핵 6자회담의 진전을 지켜보면서 이후 상황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너무나 요원한 일이지 않았습니까. 국제사회가 핵 신고 검증과 관련한 미국 등의 협력 요청에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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