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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북한 만성적 영양실조 만연, 기근은 아님’


북한의 평안북도와 자강도에서 식량 수요 조사를 실시한 미국의 5개 비정부기구 NGO들은 현지 주민들 사이에 만성적 영양실조가 만연해 있지만, 기근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NGO들이 살펴본 북한 식량 상황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MC) 조 기자. 방금 NGO들이 미국 정부에 보고한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6월에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하루 배급량이 1백50 그램으로 줄었고, 비축 곡식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죠?

예. 보고서는 NGO 팀이 살펴본 25개 군 중 1개 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비축 식량이 지난 6월 말로 바닥 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와 식량농업기구 FAO는 북한주민 한 사람의 생존을 위한 하루 곡물 소요량을 4백60 그램으로 잡고 있는데, 이같은 최소량의 절반도 안되는 식량이 배급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MC) NGO들은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NGO들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매우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긴급 원조가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켄 아이작스(Ken Isaacs) 부회장은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이들 지역에 만성적 영양실조(chronic malnourishment)가 만연해 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이 없으면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C)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와 비교하면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NGO들은 고난의 행군 때보다는 상황이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아이작스 부회장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1997년 만큼 나쁘지 않으며, 현재 미국 정부가 기울이는 노력의 상당 부분은 그 당시 북한주민들이 겪었던 영양실조 수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작스 부회장은 또 "지금 상황을 설명하는데 '기근'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으며, '만성적 영양실조'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월드 비전의 빅터 슈 북한 담당 국장도 "북한에서 실시한 수요 조사 결과에 대해 NGO들 중 누구도 '기근'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MC) 그렇지만 시의적절한 식량 지원이 없으면 상황은 빠르게 악화할 것이라는 말이군요. NGO들은 취약계층에게만 식량을 지원할 계획이죠?

NGO들은 식량 부족으로 아동과 노인, 임산부와 산모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아이작스 부회장은 "NGO 팀이 조사한 아동 중 3분의 1 정도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월드 비전의 슈 국장도 "9명의 NGO 실사단이 만난 어린이 들은 매우 가볍고 키가 작았는데, 실사단 일원이었던 영양학자는 많은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진단했다"고 말했습니다.

MC) 이런 점을 감안해서 취약계층에게 지원이 집중되게 되는군요.

예. 그렇습니다. 지난 6월 29일 남포에 도착한 첫 식량 인도분은 밀 3만7천t이었고, 7월에 전달될 식량도 주로 곡물로 구성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아이작스 부회장은 8월 선적분 부터는 식량 수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영양학적 균형을 생각해서 곡물과 단백질, 식용유들이 적절히 혼합된 식량이 미국으로부터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드 비전의 슈 국장은 "현재 WFP가 북한에서 비스켓 등을 만드는 식량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NGO들도 이런 공장을 북한 측으로부터 임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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