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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납북자 문제 포함 6자 당사국 양보해야’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며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는 테러지원국 해제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함께 북 핵 6자회담의 진전에 따른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 미 국무부 안팎과 워싱턴의 시각을 알아봅니다.


진행자: 북한의 신고 이후 차기 6자회담 개최가 곧바로추진되는 상황이빠르게 전개되고 있는데요. 최근 국무부측의 발언들을 살펴보면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에대해 일종의 협조를부탁하고 있는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조금씩 물러날 필요가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우선 지난 1일, 국무부 톰 케이시 부대변인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을 들어보시죠.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계속 진행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그에 대한 대가로 일정 부분을 상대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어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에 근원적이고 강력한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 이 가운데는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주목해야 될 것은 '포기'라는 단어를 쓰면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포함한다고, 공개적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과거북한의 일본인 납북자문제 해결 없이는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지않습니까. 어떻게 보면입장을 바꾼 것으로도 있겠는데요.

답: 케이시 부대변인이 공개적으로 "각 국이 상대적으로,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의에 따라 좀 더 움직여 달라, 특히 일본 정부는 납북자 문제 때문에 대세를 거스르지 말아달라는 당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지금까지 이룬 것은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밟은 것이라며 그저 북한의 핵 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주요 핵 시설과 플루토늄 개발을 불능화하고, 이를 넘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이후 검증 단계 뿐 아니라 북 핵 6자회담의 3단계에서 이를 시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앞서 지난 달 27일에는 납북자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책임은 미국이 아닌 일본에 있다면서, 미국이 일본에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내놓을 입장이 아니며 미국의 역할은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선을 분명히 긋기도 했는데요.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문제는 정치적 상관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난 1일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최근 들어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해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문제가 정치적 상관관계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처럼 말하고 있다면서, 과거 부시 행정부 관리들의 관련 발언을 소개하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납북자 문제와관련해 미국 정부측은 어떤 발언들을내놓았습니까.

답: 클링너 연구원은 첫 번째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지난 해 4월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납북자 문제와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의 연결 고리를 끊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이어 부시 대통령 역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진전 없이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부시 행정부 1기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 씨가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강연에서 자신의 재임 시절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이유로 포함시켰다고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정치적 연계관계가 없다, 관련이 없는 문제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입장 선회라는 주장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림보 경기를 할 때 기준 막대가 너무 낮아지면 막대 아래를 건너는 데 실패하듯 미국 정부가 북한 측의 말을 계속 순종하기만 하면 위험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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