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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핵 신고 검증체제 합의 빨리 이뤄져야’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검증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검증체제에 관한 합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식량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에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주 북한의 핵 신고서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검증 방식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Christopher Hill)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만인 1일 워싱턴에 소재한 '국제전략문제연구소 (CSIS)' 주최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검증에 대해 갖고 있는 이해"와 북한의 핵 관련 "문서들과 현장접근, 관계자들과의 면담 등, 검증의 다양한 요소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하나의 검증체제 (verification mechanism)를 이룰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핵 신고에 대한 실제 검증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검증체제에 관한 합의가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핵심은 검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우라늄 농축과 핵 확산 등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현안들도 계속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당초 시한보다 6개월 늦은 지난 주 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하며 핵 신고는 이런 과정에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6자회담 재개 일정과 관련해, 힐 차관보는 중국의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다음 6자회담 일정과 의제에 관해 중국이 알려줄 때 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은 빠르면 다음 주 후반부에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북한이 최근 식량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에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지원키로 약속한 식량 50만t 가운데 1차 인도분인 밀 3만 7천t이 29일 남포항에 도착한 가운데 북한은 한국 정부의 옥수수 5만t 지원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하고만 대화하는 이른바 '통미봉남' 전술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의 이명박 정권 출범에 불만을 갖고 남북관계를 저해하려 하는 것 같다며, 이같은 행동은 북한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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