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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후… 리비아-미국 관계


2년 전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된 리비아가 경제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봅니다. 리비아는 핵 계획을 완전히 포기한 뒤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이른바 `불량국가' 에서 `모범국가'로 탈바꿈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의 교역도 석유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5월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국교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리비아의 테러 활동으로 25년 간 단절됐던 양국 외교관계가 리비아의 핵무기 개발 포기 선언과 함께 복원된 것입니다.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소재 '플라우셰어스 기금 (Ploughshares Fund)'의 비확산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니 (Joseph Cirincione) 대표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과 리비아 간 관계는 과거에 비해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시린시오니 대표는 "미국은 이제 리비아와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미국 석유회사들은 리비아의 유전을 활용하기 위해 리비아 정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리비아 관광이 재개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무아마르 카다피(Moammar Gadhafi) 리비아 국가원수는 불량국가 지도자의 대명사에서 부시 대통령에 의하면, 본받아야 할 모범 (model)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리비아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이후 트리폴리에 있는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격상했고, 워싱턴에도 리비아 대사관이 생겼습니다. 또 지난 1월 초에는 36년만에 처음으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미국과 리비아 사이의 교역도 석유를 중심으로 다시 활성화됐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 (US Census Bureau)의 통계자료 (foreign trade statistics)에 따르면,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던 지난 2004년만 해도 미화로 3억 7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두 나라 간 교역액이 지난 해에는 3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3년 새 10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리비아의 대외수출액 역시 3배 늘어났다고 워싱턴 소재'미국 의회조사국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의 중동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블랜차드 (Christopher Blanchard) 연구원이 말했습니다.

블랜차드 연구원은"대외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유가 상승과도 관련이 있지만, 리비아가 새로운 교역관계를 맺으면서 석유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외교와 교역 관계는 발전했지만 미국과 시리아 사이에는 여전히 일부 현안들이 남아있습니다. 양국은 리비아가 지난 1980년대에 일으킨 테러 공격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리비아는 1988년 12월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2백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팬암 여객기 폭파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유족들에게 각각 1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마찰로 8백만 달러만 지급한 상태입니다.

블랜차드 연구원은 "양국 관계는 더디게 단계적으로 개선됐지만 아직 미해결로 남은 현안들 때문에 정치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리비아는 이런 관계 회복의 속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비아의 사례는 현재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앞으로 미-북 관계 정상화 여부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과 리비아는 상황이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리비아는 '선 폐기, 후 보상'방식으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 등의 구체적인 상응 조치를 약속받지 않은 상태에서 핵 계획을 전면 포기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경우 핵 계획 전면 폐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데다, 폐기 자체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행동 대 행동'원칙에 따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보상에 발맞춰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플라우셰어스 기금'의 시린시오니 대표는 북한의 경우, 미국과의 관계에서 리비아에 비해 더 많은 제약이 있다고 말합니다. 가령, 한국전쟁이 정전이 아닌 휴전 협정으로 끝났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전쟁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시린시오니 대표는 따라서 수십 년 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양국 간 관계정상화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그런 과정에서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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