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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북한 냉각탑 폭파’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


미국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27일 북한의 영변 핵 시설 냉각탑 폭파를 일제히 긴급 뉴스로 전했습니다. 당초 예정됐던 생중계는 취소됐지만, 미국 등 전세계 시청자들은 굉음을 내며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냉각탑의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늘 몇 달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특별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이 폭파된 것입니다."

22년 간 북한 핵 개발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이 폭파되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미국 등 전세계 언론들은 27일 북한의 냉각탑 폭파를 긴급 뉴스로 전하며, 북한 핵 폐기를 위한 그동안의 협상 과정과 북한의 핵 개발 역사 등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미국의 'ABC' 방송은 그동안 우주상공에서만 볼 수 있었던 북한 핵 시설의 상징인 냉각탑이 폭파됐다며, 북한은 이제 핵 폐기 의사가 진정으로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방송사들이 현지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폭파 현장을 담담히 지켜보는 장면과 미국과 북한 정부 당국자들, 국제원자력기구, IAEA 등의 관계자들이 폭파 장면을 개별적으로 사진촬영하는 장면, 또 폭파 이후 현장 잔해까지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 역시 '북한의 핵 비밀이 공개됐다'는 제목으로 냉각탑 폭파 장면을 반복해 보도하면서, 지금까지의 북 핵 협상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CNN' 방송은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부터 2.13 합의, 이후 북 핵 6자회담의 진행 과정,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여러 차례의 협상 노력 등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 등도 폭파 현장을 지켜본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냉각탑 폭파는 비핵화 과정의 매우 중요한 단계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아주 좋은 위치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신문들도 이날 인터넷판에 일제히 폭파 동영상과 함께 냉각탑 폭파 관련 뉴스들을 즉각 주요 기사로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인터넷판 첫번째 기사로 영변 핵 시설 냉각탑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폭파는 북한 당국이 미국과 전세계에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냉각탑 폭파는 그저 상징적인 의미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며, 냉각탑 폭파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재개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냉각탑은 기술적으로는 중요하지 않은 구조물이며 상대적으로 다시 짓기 쉬운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 연료를 생산하는 5 메가와트 원자로와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설비 등 보다 민감한 부분의 핵 시설을 불능화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냉각탑은 영변 핵 시설의 가장 가시적인 구조물로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의 다자간 노력에 대한 점진적인 발전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이어 '비판론자들을 꺾은 외교적 성공'이란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 북한의 핵 신고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승리라며 그러나 보수 진영으로부터는 신고 내용이 너무 적다는, 또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너무 늦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전했습니다.

보수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양보를 손에 넣고 더 많은 양보를 하지 않으면 핵 확산 등 과거의 행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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