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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항공사들 고유가로 고전


미국 사회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최근 고유가의 영향이 미국인들의 생활 전반에 미치고 있는데요, 기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기름 소비가 많은 항공업계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비행기를 띄울 때마다 많은 기름이 필요하니까, 항공사들이 고유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고유가 사태로 항공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사실 미국은 지난 2001년 테러범들이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서 테러를 벌인 9.11 사건 이후, 항공 여행객이 크게 줄었었구요. 그래서 한 차례 타격을 입었었죠. 하지만 여행객 규모나 수익 등에서 지난해까지 꾸준한 회복세에 있었는데요, 최근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다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요?

답: 미국 항공사들은 대부분 올 해 수익구조가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래서 회사들마다 여러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대책들을 보면 상황이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우선 미국의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이번주 초 경비절감 차원에서 조종사 950명을 일시 해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소속직원의 15%에 해당하는 숫자인데요. 이렇게 많은 조종사가 일시 해고된 것은 앞서 말씀드린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문: 항공사에서 조종사를 그것도 1천명 가까이 일시해고한다니, 상황이 어렵기는 어려운가 보내요.

답: 사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해고처리됐던 조종사들이 지나해까지 거의 다 복직했는데요, 올 해들어 고유가 때문에 또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운항 편수도 100편 정도 줄였구요 이에 따라 조종사들을 일시 해고하기로 했습니다. 조종사 외에 행정직 등 일반직원 도 1600명 정도 해고한다는 계획이구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데요, 올해 1/4 분기에만 5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고유가의 영향이 컸구요. 그래서 회사 측은 직원 일시해고 조치와 관련해서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원수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다른 항공사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겠죠?

답: 그렇습니다. 또 다른 대형 항공사인 '콘티넨탈'은 올해 초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합병 노력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일단 합병에는 실패했지만, 인력 부문의 효율을 줄이기 위해서 예약 업무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죠.

또 많은 항공사들이 예전에는 공짜로 부칠 수 있던 짐에도 따로 화물료를 부과하고 있구요.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도 돈을 따로 받는 항공사까지 생겨났습니다. 유가 인상에 맞춰 항공료를 인상하자니 승객 감소가 우려되고, 그렇다고 적자 운영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여러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 이제 기내식도 돈을 내야 먹고, 짐도 따로 돈을 내야 부칠 수 있고, 항공 여행객들의 부담도 커지는군요.

답: 네. 또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승객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들로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미국 최대의 민간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의 경우 비행기 제작 주문이 감소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문: 항공사들이 어려우니까 새 비행기를 주문하지 못하는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보잉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항공산업이 다시 살아나면서, 지난해의 경우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제작 주문이 들어왔구요 또 이미 앞으로 3년 정도는 제작 일정이 다 잡혀있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항공사들이 기존의 주문 중 일부를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고유가로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항공기 제조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고유가 행진이 당분간 계속된다면, 미국의 보잉이나 프랑스의 '에어버스'같은 항공기 제조업체에 들어왔던 주문도 최대 30% 정도까지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보잉사는 2004년에 3백대 미만이었던 항공기 제작 주문이 지난해 1400대 정도까지 늘어나면서, 항공기 제작라인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고유가로 항공업계가 다시 위축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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