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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신고서 제출, 미 테러지원국 해제 통보


북한은 오늘(26일) 북 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공식 제출했습니다. 또 미국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하고, 테러지원국 제재 해제 의사를 의회에 통보했습니다. 이로써 북한 비핵화 2단계 조치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3단계인 핵 폐기 단계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26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에 맞춰 북한에 대한 일부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핵 신고를 환영하며 미국도 행동 대 행동의 약속에 따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먼저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이어 북한을 45일 후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이라는 의사를 미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45일 간은 북한이 진정성과 협력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적성국 교역법 적용에서 해제되는 것은 58년 만이며,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는 것은 20년 만의 일입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 정권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인권과 우라늄 농축 활동, 핵실험과 핵 확산 등에 대해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핵 신고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 시설을 해체하고 그동안 추출한 핵 물질도 포기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 확산 활동 등에 대한 의혹들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과는 별도로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선언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2008년6월27일 오전 0시1분에 발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북한은 27일부터 정상적인 교역을 재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미 의회의 반대가 없으면 45일 후인 오는 8월 중순에 공식 발효됩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북 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공식 제출했습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5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0.3 합의에 따라 북한이 26일 핵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우 부부장은 또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담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내용을 재확인했다면서, 이런 진전들이 전면적이고 균형적인 2단계 행동의 실현에 도움이 되고 9.19 공동성명의 목표를 최종적으로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신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은 2단계 비핵화 절차 중 가장 핵심적인 조치라며, 완전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유 장관은 핵 신고서에 핵무기 개수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핵 신고 검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다 총리는 앞으로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7일에는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행사는 미국의 뉴스전문 방송인 CNN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 됩니다.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은 조만간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 핵 신고 내용의 검증 방안과 앞으로의 3단계 일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편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에 착수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 2단계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3단계인 핵 폐기 단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미국과 북한 간의 오랜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두 나라가 관계정상화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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