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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색으로 이산가족 상봉 사실상 중단


남북한 당국 간 관계가 경색국면에 빠지면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남북한은 지난 해 11월 제9차 적십자회담에서 올해 화상상봉, 영상 교환 등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정부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되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협의조차 이뤄지고 않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의 통일부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 위로 서한을 보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길어지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해 10월 제16차 이산가족 상봉과 지난 2월 영상편지 교환 이후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지난 해 제 9차 적십자회담에서 합의됐던 '6.15 공동선언 기념 특별상봉'도 새 정부 출범 이후 무산됐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현재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일체의 접촉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는 통일부의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지난 3월 통일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강산 면회소 개소를 계기로 상시 상봉 체계를 구축하고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진전이 없는 터라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상시 상봉을 대비해 약 6백 억 원을 들여 만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완공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은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남측 당국과의 대화를 일체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적십자 채널도 당국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북측의 호응이 전제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논의된 바가 없어 불투명하다"며 "정부 당국간의 대화 물꼬가 트여야 정례적 상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조속히 시행돼야 하는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므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정책적인 결정은 통일부와 적십자가 협의가 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이전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암묵적으로 연계해왔던 터라, 대북 지원 카드 없이 이산가족 상봉만 제안할 경우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여기에다 남북 정상 간 합의인 6.15, 10.4 선언에 대한 확실한 이행 약속이 있기 전에는 적십자 회담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이산가족 문제가 북측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만큼, 관건은 북핵 진전 상황에 맞춰 이명박 정부가 북측에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나 미북 정상화 등이 현재 북한의 우선 순위 인만큼, 이산가족 문제 해결 전에 선행돼야 할 것은 이명박 정부 차원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이른바,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발전시키려는 전향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가 남북관계와 맞물려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별도로 분리해 추진하기는 힘들다"며 "북핵 진전 등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동력이 생길 경우 해법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가 아무리 인도적 사안이라 하더라도 남북관계가 풀려야 진행되는 것이므로 별개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대화에 우리는 언제든지 나설 준비를 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북측에도 알리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안인 것은 분명합니다. "

이런 상황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23일 고령 이산가족들에게 위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김 장관은 서한에서 "상봉이 성사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남북 간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십자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1천만 이산가족 재회추진위원회 유광석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대북지원의 대가와 같은 정치적 논리로만 접근하지 말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남북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대북 지원이나 대북 정책과 상관없이 우선 생사 확인만이라도 먼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이산가족 문제에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하는 길이지, 현재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생사도 모른 채 '한' 만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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