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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일본 입장


북한의 핵 신고와 그에 따른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임박한 가운데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매달려 온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침에 대해 한때 '반발' 목소리가 나오는가 싶더니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를 했다고 하는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일본 정부의 입장과 분위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문: 우선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용인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예, 후쿠다 총리의 발언은 어제 밤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것인데요, 후쿠다 총리는 북한의 핵 신고에 따라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려는 미국 정부 방침에 대해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바림직하지 않는가. 환영할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용인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는 또 북 핵 문제에 대해서 "북-미관계만이 아니라 지역의 안전, 일본의 안전보장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전되길 바란다"면서 미-일 간 연대와 관련해서는 "의견 차이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후쿠다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에 의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일본도 이를 용인함으로써 향후 미-일 관계나 북-일 협상에서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 일본 정부가 일단 미국 정부의 방침을 용인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셈인데요, 하지만 일본 입장에선 그동안 매달려온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지정 해제되는 것에 대해 내심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된다는 것은 일본 입장에서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유력한 카드를 잃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어제 밤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총리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일본과 미국이 더욱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핵 문제와 납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대해 일본 정치권에선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나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유연한 입장을 갖고 대화를 중시하는 입장인 자민당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은 "북한의 핵 신고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일본과 북한 관계를 타개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일본과 북한 간에 대화창구가 열려 있기 때문에 찬스를 이용해서 대화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민당의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간사장은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해 "미국의 주권에 관한 문제"라면서도 미국에 대해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조건들을 낮춘 것이 아니냐며 따질 필요가 있다"고 일본 정부에 주문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북한에 가족이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납치피해자가족 모임은 "미국이 일본에 불리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는 배신당한 기분이다","미국의 압력이 없이는 일본의 제재 조치 효과가 적어지게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 납치자 문제의 진전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는 것을 바라보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의 심경이 복잡한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일본 정부는 앞으로 납치 문제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나요.

일본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를 시작하더라도 완전히 해제되기까지는 물리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그 기간 동안 납치 문제의 진전을 이끌어 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는 미국 정부가 의회에 통보한 뒤에 발효까지 45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이 기간에 6자회담과 북-일 교섭 등을 통해서 납치자 재조사 등 일정한 성과를 얻어내려 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45일 간이 진정한 의미에서 승부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또 2주일 앞으로 다가온 홋카이도 도야코 주요 선진8개국(G8) 정상회의의 장을 활용해서 다른 참가국들에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G8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쿠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6일 만나서 별도의 미-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후쿠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일본의 연대 강화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G8 정상회담에 앞서 내일(26일)부터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G8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은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설명한뒤 납치 문제에 대한 협력을 거듭 요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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