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미국인 10명 중 8명 '미국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회와 대법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 역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조사 결과 부터 소개해 주시죠?

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수가 10명 가운데 8명으로, 급격하고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 통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이 올바를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7%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응답자가 이처럼 적은 것은 2003년에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입니다. 또한 실업율이나 소비자 신뢰도 등 다른 조사들까지 감안한다면, 미국의 진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거의 30년 만의 최악의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처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요?

그렇습니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76%였는데요, 지난 4월의 71%, 그리고 지난 해 말의 66%와 비교해 볼 때 각각 5%와 10% 늘어났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비관적인 응답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문) 이처럼 미국인들 사이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4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휘발유 가격과 금리, 실업률, 그리고 연방 예산 적자 등 모든 것이 낮았던 10년 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직 시절과 비교하면서, 지금 부시 행정부 하에서 모든 것이 오르고 있어 어떻게 살아남을 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밖에 행정부의 지도력 부재를 지적한 사람이 23%, 그리고 이라크 전쟁을 비관적 전망의 이유로 든 사람은 20%였습니다.

문) 역시 경제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업무 수행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가 사상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겠죠?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2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의 28%에서 단지 1%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이러다가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임기말에 기록했던 지지율 22% 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68%는 부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도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경제 문제 대처 방식에 대해 응답자의 72%가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이 중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 사람이 48%에 달했습니다. 이와 함께 딕체니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단지 18%로 사상 최악의 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보다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의회에 대한 지지율은 23%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72%로 지난 4월의 조사 때와 같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더욱 의회에 대한 지지도가 낮았는데요, 단지 12% 의 응답자 만이 의회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습니다. 갤럽이 조사를 시작한 지 35년 만의 최저 수준이라고 합니다.

문) 미국 민주당은 지난 2007년 1월 이후 의회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로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요?

당연히 그렇게 풀이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공화당의 고민이 있습니다. 의회를 주도하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선거에서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싫지만 공화당은 더 싫다는 것이 여론의 흐름인데요, 최근 실시된 잇단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계속 승리한 것은 그같은 여론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ABC 방송과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워싱턴의 강력한 지도력이라는 측면에서 부시 대통령보다 24% 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소속 정당을 묻는 질문에 37%가 민주당, 23%가 공화당이라고 밝혔고, 무당파라고 답한 응답도 23%나 됐는데요, 오는 11월 선거에서 이들 무당파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 자, 이런 가운데, 사법부 등 사회 전반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 약화되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대법원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사람도 32%에 불과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2004년과 비교할 때, 대기업과 학교와 노동조합, 군대 등 갤럽이 조사하고 있는 15개 부문에서 모두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