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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에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주 늘어나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함으로써 이민자들이 미국과 미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조치가 신규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메시지를 보낼 뿐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 이연철 기자, 많은 북한 청취자 여러분들은 미국에서는 당연히 영어가 공식 언어일 것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군요.

네, 미국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82% 이상으로, 사실상 영어가 미국의 공식 언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러나, 연방정부 차원에서 영어가 공식 언어로 지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부 경우에는 영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함께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투표권법'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반드시 이중 언어로 투표를 실시해야 합니다. 지난 2006년 5월, 미국 상원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선포하는 내용이 담긴 이민개혁법 수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과의 절충에 실패함으로써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문: 이런 반면에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죠?

그렇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유에스 잉글리시' 라는 단체는 최근 들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주들이 갑절로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어를 처음 공식 언어로 채택한 주는 서부 캘리포니아 주였는데요, 이 때가 1986년 이었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주 정부 공식 통신 활동에 반드시 영어만 사용할 것으로 요구하는 법률을 가진 주가 30개로 늘었습니다. 미국 동북부와 남중부, 서북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주에서 그같은 법률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같은 법률이 이미 의회에 제출된 주들도 있습니다.

문: 올해 들어서만, 19개의 그같은 법안들이 검토되고 있다구요?

네, 지난 5월 오하이오 주 하원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 법안은 현재 주 상원에 계류중입니다. 또한 지난 4월 오클라호마 주 하원이 주내 사업체의 대부분이 영어로 사업을 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후 주 상원으로 보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주리 주는 모든 공식 절차에 영어만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주 헌법 개정안을 올해 가을 주민투표에 부칠 예정입니다.

: 이처럼 영어가 공식 언어로 채택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되나요?

네, 주 정부의 모든 문서와 투표 관련 문서, 그리고 그 밖의 통지문이나 공고 등 주 정부의 의사소통이 영어로만 이뤄지게 됩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관공서에 가기가 상당히 부담될 수 밖에 없는데요, 다만, 공중 보건과 안전에 관련된 사항이나 관광 촉진을 위한 노력 등은 예외로 인정됩니다.

문: 자, 이같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문제와 관련해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먼저 찬성하는 쪽에서는 어떤 근거를 내세우고 있나요?

네, 찬성론자들은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함으로써 이민자들이 미국과 미국 사회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빨리 영어를 배우게 되면 미국에 동화하고 미국 경제 속에서 번영을 누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모든 것을 다 영어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정부 활동에만 영어를 사용하자는 것이라며, 실제로 운전면허증이나 건축 허가 관련 사항들은 이미 압도적으로 영어만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미국 사회가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아무 불편이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 반대측 입장은 전혀 다르겠죠?

그렇습니다.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것은 오히려 신규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메시지만 전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되면 지방 공동체 사회의 분위기에 나쁜 영향만 끼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 그같은 움직임은 다른 언어에 대한 분노 수준만 높일 뿐 실질적으로 정부나 기업의 활동 방식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것은 일종의 인종차별적인 조치이며, 특히 급증하고 있는 히스패닉 계를 억누르려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한 주 정부 법률들이 이중언어 사용을 요구하는 일부 연방 정부 법률과 충돌하는 경우도 있어 그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찬반 양측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면서요?

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양측이 합의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더 많은 영어 교실을 개설하는 것인데요, 더 많은 성인 이민자들이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는 것 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라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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