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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 사정 좀 나아지나?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다소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인권단체에 따르면 6월 현재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은 지난 달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 시간에는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의 식량 상황을 점검해 봅니다.

사회)최근 북한 장마당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구요?

최)네, 서울의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에 따르면 천정부지로 치솟던 북한의 쌀값이 최근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쌀 가격은 지난 달에는 1 킬로그램 당 4천5백원까지 올랐었는데요, 최근 2천원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지역적으로는 함경북도 회령과 청진,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고 황해남도 해주의 쌀값이 2천5백원~2천7백원 선이라고 합니다.

사회)4천5백원이나 했던 쌀값이 2천5백원이 됐다면 거의 절반 가깝게 떨어진 셈인데, 쌀값이 이렇게 떨어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최)관측통들은 쌀값이 떨어진 이유를 두 가지 요인에서 찾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 정부의 배급이 다소 나아진 것입니다. 좋은벗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평양은 쌀을 포함해 14킬로그램 정도 식량을 배급했고, 청진 등 지방도 옥수수-강냉이를 얼마간 배급했다고 합니다. 배급이 나오니까 주민들이 굳이 장마당에서 식량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서 쌀값이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것은 외부 지원입니다.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만, 중국이 지난 주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쌀을 10만t 이상 지원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회)미국이 북한에 50만t 의 식량을 주기로 했다는 사실이 장마당에 퍼져,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쌀값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미국이 지원한 식량을 실은 배는 북한에 도착했습니까?

최)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식량 50만t중 1차분을 실은 배는 이미 북한에 도착했을 공산이 큽니다. 미국산 밀가루 3만7천t을 실은 볼티모어 호는 지난 3일 새벽 미국 서부 워싱턴 항을 출항해 북한으로 향했습니다. 배가 태평양을 건너려면 대개 10-14일 정도 걸리는데요. 따라서 이 배는 이미 북한에 도착해 하역작업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회)미국과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내 식량 수요 조사 작업은 끝났습니까?

최)미국 팀이 실시한 식량 수요 조사는 끝이 났고,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의 조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이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미국 팀이 조사를 일찍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인 머시 코어와 월드 비전 등 4개 민간 구호단체들은 이미 지난 4일부터 평안남북도와 자강도 등에서 현장조사를 벌여서 최근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함경남북도에서 작업을 벌인 WFP 등 유엔 팀은 그보다 일주일 늦은 지난 11일부터 조사를 벌였기 때문에 이번 주에야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궁금한 것은 미국이 제공하는 식량 50만t이 언제쯤 그리고 어떤 절차를 거쳐 북한에 제공될까 하는 것인데요?

최)자세한 것은 지금 실시 중인 식량 수요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은 주로 평안도에서 식량 수요 조사를 했고, 유엔 팀은 함경도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조사가 끝나면 이 두 가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보고서를 작성할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 식량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역별 배급 상황과 장마당 곡물 가격과 유통 체계, 그리고 주민들의 식량 확보 정도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같은 정보에 기초해 식량 공급 계획과 수송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 뒤에 북한 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식량 운송과 보관, 배급 그리고 식량 분배 감시-모니터링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식량이 북한주민들에게 분배되는 시기는 빨라도 다음 달 말께나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미국은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식량 50만t중 40만t은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서 하기로 했고, 나머지 10만 t은 민간단체를 통해서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민간 단체가 분배를 담당할지 정해졌나요?

최)아직 정해진 바없습니다. 다만 현재 머시 코어와 월드 비전, 사마리탄스 퍼스,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등 미국의 4개 민간 구호기관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구호단체들이 2-3만t 씩 식량 분배를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유럽 국가들도 최근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나섰지요?

최)네, 이탈리아는 최근 북한 식량난을 위해 50만 유로를 세계식량계획에 전달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 해에도 북한 식량난을 위해 1백50만 유로를 낸 바 있습니다. 앞서 독일도 1백만 유로 상당의 곡물을 WFP를 통해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북한에 2천8백t의 밀가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사회)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최)한국 통일부는 지난 5월 북한에 옥수수 5만t 을 제공할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 정부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식량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회)지금까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북한 식량 상황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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