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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북한 인권단체 활동 더욱 활기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핵 문제 해결을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일부에서는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단체들의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진전을 이루는 등 계속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 인권 문제는 상대적으로 매우 잠잠한 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이 곳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와 같다고 말합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계속 우려를 밝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나 실질적인 계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국무부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진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제가 받은 인상은 미국의 당국자들이 사실상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핵 문제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문제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문: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그 동안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꾸준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국무부는 올해도 국가별 연례 인권보고서와 국제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을 최악의 인권 탄압국 가운데 하나로 다시 지목했죠.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역시 북한을 최악의 종교탄압국 명단에 올렸구요. 하지만 이들 보고서들은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형식적인 측면이 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그렇지만 국무부 관리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까? 라이스 국무장관은 최근 미국은 북한 핵 뿐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가 조만간 동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북한 인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는 국무부 관리들 사이에서 종종 나왔습니다. 알렉산더 아비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한 행사에서6자회담 비핵화 3단계에 들어 가면 인권 문제가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구요. 그의 상관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4월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탈북자 대표단을 면담하기도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절대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를 만난 탈북자들이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관리들은 모두 그런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무부에 이에 대한 입장을 여러 번 물었지만 북한 인권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 뚜렷한 계획은 듣지 못했습니다.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 핵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이른바 구색을 맞추는 차원에서 인권 문제를 언급하고 특사를 지역에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인권 단체들의 불만이 적지 않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이는 부시 행정부 2기 때부터 시작된 일로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한 가지 사례로, 최근 국무부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북한 인권 조사활동을 펼치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의 보좌관이 미국의 한 구호단체로 자리를 옮기는 등 미 행정부 내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도가 계속 적어지는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특사 보좌관의 자리는 아직 공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무부 사정에 밝은 워싱턴의 한 인권 소식통은 그나마 국무부 내 난민 담당 부서가 탈북자들에 대해 꾸준한 관심과 해결 노력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정부와는 달리 민간단체들의 활동은 더 활발해지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여러 단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관련 행사들을 갖고 있는데요. 우선 워싱턴에 소재한 인권단체 연대인 북한자유연합은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에게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과 보호를 촉구하는 미국 의회의 서한 보내기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미 하원의원54명이 공동서명한 서한이 주미 중국대사관에 전달됐구요. 현재 상원에서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20일 (오늘)에는 미군전쟁포로실종자가족 전국연맹과 북한자유연합 주도로 ‘북한의 포로들’ 이란 특별행사가 국방부 인근에서 열립니다. 이 행사에는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 가족들과 한국의 전시납북인사가족협의회, 국군포로단체, 일본인 납북자 단체, 탈북자 등이 참여해 이른바 ‘북한 정부의 창살 안에 갇힌 사람들'의 자유를 촉구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문: 탈북 난민을 보호하는 운동도 활발히 열리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KCC)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까지 탈북 난민의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 백성을 가게 하라’ 평화시위를 미국 내 중국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열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한국어 위성방송을 통해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가 하면, 이 달과 다음 달에 미국과 캐다다 내 49개 도시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 계획입니다. 그 밖에 인권단체 ‘318 파트너즈’가 중국 내 인신매매된 탈북여성 구출 운동을 5월부터 시작했는데요. 이미 5명의 여성들이 안전한 제 3국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 한인 2세들과 미국인들의 북한 인권 참여도 활발하다구요?

답: 네. 한인 2세 젊은이들로 구성된 대북 인권단체 LiNK와 PSALT가 매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LiNK 는 중국과 태국 등 제 3국에서 탈북자 보호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최근 미국 곳곳에서 활동하는 전문직 2세 한인 단체들, 미국 내외 인권단체들과 연합해 ‘조선위원회’ 를 결성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개천관리소 완전통제구역에서 태어나 자란 탈북자 신동혁 씨와 함께 5월 한 달 간 미국 주요 도시와 유엔본부, 대학들을 돌며 북한 내 인권실상을 알리는 마라톤 강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문: 미국 내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자는 움직임도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기독교 색채가 강한 PSALT 가 주도하고 있는데요. 이 단체는 미국 내 탈북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과 일자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자는 ‘희망촌’-Hope Village’ 운동을 새롭게 펼쳐 주목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내 탈북 여성을 돕는 SOS (Save Our Sisters) ‘우리의 자매들을 구하자’ 는 운동을 전개해 미국 내 한인사회 뿐 아니라 뉴욕 지역사회에서도 서서히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식지에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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